“아버지 흔적 한 줄 찾으려 70년 평생을…”

“아버지 흔적 한 줄 찾으려 70년 평생을…”

입력 2014-03-01 00:00
수정 2014-03-01 02:4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日 서대양어업통제회사에서 강제노역… 민간 도움으로 무자료 피해자 첫 확인

“박 선생님의 아버지께서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의 서대양어업통제주식회사에서 노역한 기록이 확인됐습니다.”

박정우(73·가명)씨는 지난 22일 일본에서 날아온 한 통의 이메일을 확인하고는 멍하게 하늘만 올려 봤다. 평생 기다린 소식인데도 눈물조차 맺히지 않았다. 칠순 노인의 마음은 인고의 세월을 버티는 동안 물기 없이 바짝 말라 버렸다. 1943년 제주도 뱃사람이던 아버지(당시 20세)는 징용 영장을 받고는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인 박씨를 남겨 둔 채 일본으로 끌려갔다. 박씨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다. 어머니는 재혼해 떠났고 돌봐 주던 조부모는 1947년 제주 4·3사건 때 숨졌다. 성인이 된 뒤 민간단체인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보려 했지만 일본 정부의 자료를 볼 수 없어 애만 태웠다.

박씨를 비롯한 무자료 동원자 가족들은 피해자임에도 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속을 끓여 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관계자는 “강제동원자 가족이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려면 서류로 피해 사실을 밝혀야 하는데 무자료 피해자는 입증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박씨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을 돕는 일본 단체인 ‘일본제철 재판지원회’ 회원 우에다 게이시(56)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보추협에서 박씨 등 ‘무자료 징용자’ 가족들의 사정을 전해 들은 우에다는 “내가 시청 공무원이라 행적 자료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도움을 약속했다. 넉 달 뒤 우에다는 약속을 지켰다. “일본 연금 기록을 뒤져 보니 박씨의 아버지가 서대양어업통제주식회사에서 노역한 기록이 있었다”고 알려 온 것이다.

이희자 보추협 회장은 “찾은 내용은 한 줄뿐이지만 평생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 헤맨 아들에겐 숙제를 조금은 해결한 기분일 것”이라면서 “박씨는 곧 우에다 등과 함께 시모노세키를 방문해 아버지가 걸어온 삶의 경로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추협은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일제강점기 때 강제동원됐지만 자료가 전혀 없는 무자료 강제동원자 18명의 행방을 일본 단체와 함께 4개월째 추적한 결과 1명의 노역 기록을 찾았다”고 밝혔다. 무자료 강제동원자의 가족이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노역 기록을 찾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신고받은 인원은 모두 22만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인 11만명가량이 무자료 강제동원자다. 보추협은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한 17명의 강제동원자 행적도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다.


이종배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시립도서관, 조기 착공해 문화복합 랜드마크로 완성해야”

서울시의회 이종배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지난 14일 제333회 정례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동대문구 시립도서관 설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다”며 “서울시가 조기 착공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올해 7월 투자심사에서 주민편익시설 보완 요청이 있었던 것은 이해하지만, 설계 변경 작업이 과도하게 지연돼서는 안 된다”면서 “기본설계가 이미 상당 부분 마무리된 만큼, 수정 설계에 박차를 가해 상반기 착공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화본부장은 “투자심사에서 주민시설 보완과 복합화 요구가 제기돼 이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 필요했다”며 “배관·배선 등 세부적인 구조까지 재조정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답변을 들은 이종배 의원은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는 물리적 제약으로 상반기 착공이 어렵다고 하지만, 시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최대한 빠르게 착공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이 의원은 “동대문 시립도서관은 당초 공연·전시 등 문화복합 기능 중심이었으나, 투자심사 의견 반영으로 주민 교육·편익시설이 추가되며 기능이 확장된 것
thumbnail - 이종배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시립도서관, 조기 착공해 문화복합 랜드마크로 완성해야”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4-03-01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