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빛 됐다” 경찰이 20년만에 절도범 친모 찾아줘

”한줄기 빛 됐다” 경찰이 20년만에 절도범 친모 찾아줘

입력 2014-04-01 00:00
수정 2014-04-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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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한 줄기 빛을 찾은 듯합니다.”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형사4팀 이동수(39) 경사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를 부친 곳은 송파구에 있는 성동구치소. 편지를 보낸 이는 지난 6일 구속된 A(45)씨였다. A씨는 절도 혐의로 붙잡혀 기소 의견으로 지난 11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동수 경사는 당시 사건을 맡아 A씨를 수사한 경찰이었다. 자신을 구속한 경찰에 연달아 ‘감사’를 표한 것이다. 사연은 이랬다.

A씨는 중학생 시절 어머니가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집을 나왔다. 이후 자신의 결혼식 때 한 차례 어머니를 만난 적은 있지만 이후 20여 년간 어머니의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그는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구두닦이, 일용직 노동자 등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형편이 넉넉지 못했다. 아내와도 이혼해 남은 가족이라고는 결국 어머니밖에 없었다.

A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이 경사에게 “20여 년 전 헤어진 어머니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 경사는 A씨가 전해준 이름과 나이만으로 수소문 끝에 경기도 수원에 사는 그의 어머니를 찾았고, A씨는 강산이 두 번 바뀐 후에야 극적으로 구치소에 접견을 온 어머니와 ‘눈물의 상봉’을 했다.

A씨는 편지에서 “그동안 외롭게 살아오면서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았는데 이제는 나를 믿어주는 어머니가 계셔서 다시 한번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구속된 지금, 징역살이를 해야 한다는 걱정보다는 후에 잘 살 수 있다는 슬프지만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썼다.

동대문경찰서는 이 경사에 대해 표창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경사는 1일 “A씨가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하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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