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에 충북 서민경제 ‘꽁꽁’

세월호 여파에 충북 서민경제 ‘꽁꽁’

입력 2014-05-11 00:00
수정 2014-05-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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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삼겹살거리, 매출 60% 감소…재래시장도 타격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그 여파로 충북 지역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요식업체나 수련시설, 할인점은 물론 전통시장의 매출까지 줄어들고 있지만 상인들은 어려움을 내색조차 못한 채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충북도는 내수 진작을 위한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세월호 참사가 수습되기만 바라고 있다.

세월호 이후 소비 심리 위축은 최근 충북도가 파악한 자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주 서문시장 내 ‘삼겹살 거리’에 자리잡은 고깃집의 매출은 최근 60% 이상 줄었다.

충북도가 업종별 매출 상황을 파악한 결과 저녁 술 손님이 많은 삼겹살 거리 상인들의 타격이 가장크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무원들은 물론 도민 모두 ‘근신’하는 분위기 탓에 단체 술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경찰관들은 사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조차 내부에 알려지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아예 ‘금주’하는 분위기다.

이런 탓에 도내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술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고, 특히 단체손님이 많은 중국 음식점의 매출이 확연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기는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청주 최대 재래시장인 육거리시장을 찾는 시민도 평소보다 15∼20% 감소했다.

육거리시장 상인연합회 최경호 회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 가고, 안 쓰고, 안 먹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다”며 “시장을 찾는 손님 자체가 줄어 상인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청주의 한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역시 판촉행사를 자제하고 공연·이벤트를 취소·연기하면서 매출이 10%가량 감소했다.

속리산 유스타운이나 진천 청소년수련원, 충주 월악산유스호스텔 등 청소년 수련시설은 학교 단체예약이 100% 취소됐다.

다만 제조업체 등 도내 기업들은 현재까지 매출에는 별 이상이 없다. 그러나 서민경제 침체나 소비 감소가 장기화되면 기업 활동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며 자숙·자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속한 사태 수습의 필요성만 강조할 뿐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내수 경기 활성화와 규제완화 정책의 동력이 이미 약화된 상황에서 우리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사태가 수습되기 전에는 서민경제 역시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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