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전쟁’ 의미는 드라마 ‘사랑과 전쟁’과 비슷”

“이석기 ‘전쟁’ 의미는 드라마 ‘사랑과 전쟁’과 비슷”

입력 2014-05-12 00:00
수정 2014-05-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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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측 증인, 항소심서 “진짜 전쟁 의미 아니다” 주장검찰 “실제 전쟁에 대비해 행동수칙 정하는 비밀 모임”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항소심 재판에서 작년 5월 회합 때 나온 ‘전쟁대비’ 발언의 진의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12일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 김모씨는 “이석기 의원이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이 진짜 전쟁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작년 5월 12일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에서 열린 정세강연회에서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구체적으로 물질·기술적 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남쪽의 혁명을 책임진다는 자주적 입장에서 현 정세를 바라보면 옳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회합을 지하혁명조직 ‘RO’의 비밀 결사로 규정하고, 이 의원이 전쟁에 대비해 내란음모·선동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있다. 1심은 이같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증인 김씨는 이날 공판에서 “여기서 전쟁이란 말은 극심한 대립을 표현한 것”이라며 “드라마 제목 중에 ‘사랑과 전쟁’도 있고, 책 제목 중에 ‘자기로부터의 혁명’도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김씨는 “당시 이 의원의 강연을 듣고서 오히려 북한과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생각했다”며 “강연에서 나온 전쟁 얘기는 은유적 표현이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인 김모씨는 “혁명이란 단어도 ‘수면 혁명’, ‘화장품의 보랏빛 혁명’ 등 일상적으로 많이 쓴다”며 “강연을 들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1년 전 정세강연회가 일반적 강연회와 형태가 달랐던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국회의원을 모신 강연회를 널리 공지하지 않고 비밀리에 연 것이 이상하다”며 “참가자들이 휴대전화를 끄고 차를 여러 번 갈아타면서 은밀히 모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회합은 대한민국과 북한이 전쟁을 벌일 것에 대비해 행동수칙을 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대한 항소심은 당분간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종일 진행된다.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로 열린다. 변호인 측 신청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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