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두 달째인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단원고등학교 정문.
정문에 걸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애도의 현수막마저 없었다면 여기가 큰 사고를 겪은 학교가 맞는지 두리번거려야 할 정도로 주변은 차분했다.
사고 직후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인의 무분별한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굳게 닫혔던 정문도 여느 학교처럼 활짝 열려 있었다.
운동장에서는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담 밖으로는 간간이 남학생들의 고함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추모객들이 담벼락에 붙여놓은 메모와 초들은 지난 3일이후 모두 치워졌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 외 안산시내 관공서 주변을 포함해 도로 곳곳에 설치됐던 추모 현수막도 상당수 철거됐다.
이처럼 안산은 겉보기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곳 같지만 조금만 들춰보면 새살이 돋아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있듯 쓰라린 기억과 눈물이 여전했다.
가로수에 묶인 채 바람에 흩날리는 노란 리본들은 여전히 ‘잊지말아달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단원고 앞에서 8년째 문방구를 운영해 온 상인(57·여)은 취재진을 발견하고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태연하게 인터뷰하던 그의 눈가에도 이내 눈물이 고였다.
”겉보기에는 세월호 사고 전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 근데 그게 그렇지가 않아. 학생들 말도 적어지고 군것질도 많이 안하는 거 같아. (상처가) 오래 갈거야”
그는 희생된 학생들 가운데 몇몇은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던 터라 세월호 사고가 세간에서 잊히는 것만 같은 현실이 못내 안타깝다고도 했다.
고잔동 주민 김모(66 ·여)씨는 “주민들도 그렇고 지금은 예전처럼 사고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운동도 다니고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다. 그러나 사고를 잊어서 그런 게 아니다. 유족들에게 미안하고 상처가 될까봐….”라며 조심스레 말했다.
정신상담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 유족들과 안산시가 서서히 안정돼 가는 단계이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사회가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국립서울병원 원장)은 “유족들은 아이들의 희생이 덧없는 죽음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길 바라고 계신다”며 “그 간절한 마음이 천만명 서명운동에 깃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장으로 호소한다. 많은 국민이 유족들의 천만명 서명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유족들의 상처를 보듬는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정문에 걸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애도의 현수막마저 없었다면 여기가 큰 사고를 겪은 학교가 맞는지 두리번거려야 할 정도로 주변은 차분했다.
사고 직후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인의 무분별한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굳게 닫혔던 정문도 여느 학교처럼 활짝 열려 있었다.
운동장에서는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담 밖으로는 간간이 남학생들의 고함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추모객들이 담벼락에 붙여놓은 메모와 초들은 지난 3일이후 모두 치워졌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 외 안산시내 관공서 주변을 포함해 도로 곳곳에 설치됐던 추모 현수막도 상당수 철거됐다.
이처럼 안산은 겉보기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곳 같지만 조금만 들춰보면 새살이 돋아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있듯 쓰라린 기억과 눈물이 여전했다.
가로수에 묶인 채 바람에 흩날리는 노란 리본들은 여전히 ‘잊지말아달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단원고 앞에서 8년째 문방구를 운영해 온 상인(57·여)은 취재진을 발견하고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태연하게 인터뷰하던 그의 눈가에도 이내 눈물이 고였다.
”겉보기에는 세월호 사고 전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 근데 그게 그렇지가 않아. 학생들 말도 적어지고 군것질도 많이 안하는 거 같아. (상처가) 오래 갈거야”
그는 희생된 학생들 가운데 몇몇은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던 터라 세월호 사고가 세간에서 잊히는 것만 같은 현실이 못내 안타깝다고도 했다.
고잔동 주민 김모(66 ·여)씨는 “주민들도 그렇고 지금은 예전처럼 사고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운동도 다니고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다. 그러나 사고를 잊어서 그런 게 아니다. 유족들에게 미안하고 상처가 될까봐….”라며 조심스레 말했다.
정신상담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 유족들과 안산시가 서서히 안정돼 가는 단계이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사회가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국립서울병원 원장)은 “유족들은 아이들의 희생이 덧없는 죽음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길 바라고 계신다”며 “그 간절한 마음이 천만명 서명운동에 깃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장으로 호소한다. 많은 국민이 유족들의 천만명 서명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유족들의 상처를 보듬는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