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사라진 건국대 집오리들…흔적 ‘오리무중’

한달새 사라진 건국대 집오리들…흔적 ‘오리무중’

입력 2014-07-13 12:00
수정 2014-07-13 12: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3일 12시 00분부터 사용할 수 있습니다.고객사의 제작 편의를 위해 미리 송고하는 것으로, 그 이전에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엠바고 파기시 전적으로 귀사에 책임이 있습니다.>일부는 ‘복막염’ 폐사…경계심 없어 외부인이 반출 추측

서울 광진구 건국대 캠퍼스에 있는 호수인 ‘일감호’에 지난달 기증된 오리 30여 마리가 최근 한 달 새 폐사하거나 사라져 경위를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3일 건국대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 학교 동문인 김형식 서울국제학교 이사장(영문과 62학번)이 일감호에 집오리 43마리를 기증했다.

이 오리들은 국제학교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사육되고 있었다.

일감호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자연 생태환경을 보이는 곳으로, 오리·왜가리·가마우지 등 철새와 야생조류들이 서식하고 있어 건국대 명물로 꼽힌다.

국제학교 오리들이 오기 전 일감호에는 야생오리 14마리가 먼저 살고 있었다.

일감호 오리들은 호수 내 치어를 잡아먹거나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나 음식 찌꺼기를 받아먹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김 이사장이 기증한 오리 43마리 중 일부는 폐사하고 일부는 사라져 지금 남아 있는 것은 10여 마리에 불과하다. 야생오리는 14마리 모두 건재하다.

지난 2008년 서울에서 첫 AI(조류인플루엔자)가 광진구에서 발병했을 때 일감호 오리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생포 및 격리’ 작전을 벌인 바 있는 건국대 측은 이번에도 전염병을 염려해 오리 사체 한 구를 수의대에 분석 의뢰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염병이 아닌 복막염이었다.

학교 측은 집오리의 먹이가 바뀌어 장기 등에 염증이 생기는 등 야생적응에 실패한 것이 폐사의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일감호 야생조류를 관리하는 학교 관계자는 “기증받은 오리들이 사료나 부드러운 음식을 먹다가 야생에서 혼자 먹잇감을 구하려다 보니 적응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리들이 더운 여름 날씨 등 갑작스레 변한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면역력이 약해져 폐사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새 박사’로 유명한 경희대 생물학과 윤무부 교수는 “오리는 잡식성인데다 웬만한 환경에서도 잘 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동물”이라며 “집오리가 집단 폐사한 원인으로는 더운 날씨, 약해진 면역력 등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라진 오리들이 모두 폐사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죽은 오리가 정확하게 몇 마리인지는 모르지만 30여마리에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집오리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아 일부는 일감호를 찾아온 사람들이 외부로 데려갔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