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42% 흡연에 53% 폭음… 건강관리 ‘빨간 불’

남성 42% 흡연에 53% 폭음… 건강관리 ‘빨간 불’

입력 2014-09-17 00:00
수정 2014-09-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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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폭음율 제자리, 걷기실천율↓…노인 75%, 2개이상 만성질환 앓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 국민의 흡연율과 음주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30~40대 남성의 경우 절반 가량이 여전히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남성 42% 흡연-높은 음주율...건강관리 ‘빨간 불’
성인남성 42% 흡연-높은 음주율...건강관리 ‘빨간 불’
반면 걷기를 포함,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늘지 않고 나트륨 섭취량도 권장량의 두 배에 이르는 등 전반적으로 건강 관리가 매우 부실했다. 젊은 시절 이 처럼 나쁜 생활 습관이 쌓여 결국 65세이상 노인 4명 중 3명은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 고소득층 흡연율 저소측층보다 10%p 낮아…흡연자 폐질환율, 비흡연자의 2배이상

질병관리본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실제 건강검진과 흡연·음주 등 생활습관 설문으로 얻은 전국 3천840가구 만1세이상 가구원 약 1만명의 데이터를 정리·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선 성인 남성의 현재 흡연율(평생 담배 5갑이상 피웠고 현재 흡연하는 사람 비율)은 42.1%로 집계됐다. 1년전 2012년(43.7%)과 비교해 1.6%p 정도 떨어진 것이나, 하락폭이 미미한데다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30대, 40대 남성의 흡연율은 각각 54.5%(2012년 54.8%), 48.0%(49.5%)에 이르렀다. 사회와 가정의 주축인 이 집단의 2명 중 1명은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성 흡연율은 1년 사이 7.9%에서 6.2%로 낮아졌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변동 범위(6.3~7.9%)를 감안할 때 의미있는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고,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건강상태가 나쁜 현실도 여전했다. 고소득층(소득상위 25%) 남성의 흡연율은 36.6%로 저소득층(하위 25%)의 47.5%보다 10.9%p나 낮았다. 하루 20개비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폐쇄성폐질환 유병율은 16.3%인데 비해, 평생 비흡연자의 유병율은 6.3%에 불과했다. 이 밖에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만성질환 유병율도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았다.

좀처럼 우리 사회내 흡연이 줄지 않으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 2명 중 1명(47.3%)은 직장에서 원하지 않는 담배연기를 마셔야하는 ‘간접흡연(최근 7일동안)’의 고통을 호소했다. 가정과 공공장소에서도 각각 비흡연자의 10.9%, 55.5%가 간접흡연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뿐 아니라 지나치게 술을 즐기는 습관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기준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이 남성 소주 7잔·여성 5잔을 넘고 주 2회이상 음주한 사람 비율)과 월간폭음율(최근 1년사이 월 1회이상 고위험 음주한 사람 비율)은 각각 12.5%, 37.3%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해 각각 1.4%p, 0.6%p 낮은 수준이지만, 오차 범위 안이기 때문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

특히 남성의 월간 폭음률은 무려 53.2%(2012년 53.3%)에 이르렀다. 남·여 통틀어 월간 음주율(최근 1년동안 한 달 1회이상 술 마신 사람 비율)은 오히려 1년새 57.9%에서 60.1%로 높아졌다.

◇ 신체활동 실천율 8년새 20%p이상 떨어져…당뇨·고콜레스테롤 증가 추세

이 처럼 지난해 한국인은 담배와 술을 줄이지 않았을 뿐더러, 운동량을 늘리지도 않았다.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걷기 포함)’ 실천율은 47.2%로 0.4%p 늘었으나 2005년(68.5%) 이후 감소세에서 뚜렷하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 지표는 최근 1주일사이 격렬하거나 중간 정도의 신체 활동을 일정 기준(1회 10분이상 등)에 맞춰 실행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낸다. 더구나 걷기 실천율만 따로 보니, 오히려 39.4%에서 38%로 1년전보다 떨어졌다.

영양 측면에서 조사 대상자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권장 기준(1일 2,000㎎)의 200.6%로 집계됐다. 2012년(227.3%)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나트륨을 필요한 양의 두 배이상 먹는다는 얘기이다. 에너지 및 지방 과잉 섭취자의 비율은 7.7%에서 9.7%로 높아졌다.

이 같은 생활습관과 영양섭취의 결과인 만성질환 가운데 비만과 고혈압은 줄어든 반면, 당뇨와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늘었다.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율(비만 19세이상, 나머지 30세이상)은 ▲ 비만 31.8%(2012년대비 -0.6%p) ▲ 고혈압 27.3%(-1.7%) ▲ 당뇨병 11.0%(+2.0%p) ▲ 고콜레스테롤혈증 14.9%(+0.4%p) 등으로 집계됐다.

사회 전체 의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65세이상 노인의 만성질환 실태는 더 심각했다. 고혈압·당뇨·폐쇄성폐질환 등 9개 만성질환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노인은 7% 뿐이었다. 반면 75%가 2개 이상, 50%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었고, 각각 ‘비만+고혈압’, ‘비만+고혈압+백내장’ 조합이 가장 흔했다.

이 밖에 정신 건강 측면에서 조사 대상 성인의 스트레스 인지율(일상 생활 중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 비율)과 우울증상 경험율(최근 1년새 연속 2주이상 일상생활에 지장 있을 정도의 슬픔과 절망을 느낀 사람 비율)은 각각 24.4%, 10.3%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의 27.7%, 12.5%와 비교해 각각 3.3%p, 2.2%p 하락한 것이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2012년과 비교해 국민의 건강행태가 크게 더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아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여전히 높은 흡연율 등을 포함해 건강 개선 추세가 ‘정체’된 상태”라고 총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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