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금고지기의 ‘입’ 어디까지 열까

유병언 금고지기의 ‘입’ 어디까지 열까

입력 2014-10-08 00:00
수정 2014-10-0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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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피’ 김혜경 8개월만에 송환

국내로 강제 송환된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금고지기’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는 검찰에서 7일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김 대표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3대 주주로, 유 전 회장의 재산관리인으로 지목된 ‘키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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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드러낸 김혜경
얼굴 드러낸 김혜경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가 미국에서 강제 송환된 7일 인천지검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 대표를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세월호 사고 수습 비용이 6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김 대표에 대한 조사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은닉 재산을 최대한 찾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김 대표가 유 전 회장의 비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의 차명 재산 전모를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내부에서도 “유 전 회장이 평소 ‘김씨가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씨가 관리하고 있는 유씨의 숨은 재산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거라는 추측이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앞서 오전 2시 35분쯤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인천행 대한항공 KE094편에 탑승했다. 그가 이민재판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송환 시기도 예상보다 앞당겨졌다. 검찰은 김 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자마자 비행기 안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한국까지의 비행에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관계자가 김씨와 동행했다.

오후 6시쯤 인천지검에 도착한 김 대표는 ‘유병언씨의 차명재산을 관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질문에는 “검찰에서 조사받겠다”고 짧게 답한 뒤 서둘러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붉은색 선글라스와 스카프로 얼굴을 가렸으나 장시간 비행에 지친 표정이었다.

김 대표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3대 주주로 유씨의 장남 대균(19.44%)씨와 차남 혁기(19.44%)씨 다음으로 지분(6.29%)이 많다. 검찰은 현재까지 김 대표와 그의 친척 등의 명의로 된 부동산 104억원, 비상장 주식 120억원어치 등을 유 전 대표의 차명 재산으로 판단하고 가압류를 마친 상태다. 앞서 김 대표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3월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건너간 뒤 참사가 발생하고, 유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10-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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