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자매, 성폭행당해 임신…”집에서도 학대받아”

지적장애 자매, 성폭행당해 임신…”집에서도 학대받아”

입력 2014-10-24 00:00
수정 2014-10-24 10: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적 장애를 앓는 자매가 남성들에게 성폭행당해 언니는 임신하고 동생은 출산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4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지적장애 3급인 A(22)씨는 지난 2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이모(26)씨의 인천 남동구 집에 끌려가 이씨로부터 2개월간 성폭행을 당했다.

이씨 후배 2명도 이씨 집에 찾아와 A씨를 성폭행하는 등 유린했으며, 이씨 동거녀 박모씨는 이를 말리기는커녕 A씨에게 집안일을 시키는 등 부려 먹다 수시로 때렸다.

A씨는 두 달 만에 의붓할머니 B(73)씨와 연락이 돼 겨우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A씨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어머니(47), 여동생(21)과 함께 의붓할머니 집에서도 오랫동안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인천에서 당한 성폭행 때문에 임신까지 했지만 의붓할머니의 반대로 낙태 시기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동생도 3년 전 가출했다가 임신한 상태로 돌아와 2012년 말 딸을 출산했다.

지난달 이웃의 신고로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가 B씨의 집에 찾아갔을 때 이들 모녀는 비참한 행색이었다고 센터측은 전했다.

센터 관계자는 “처음 피해자들을 발견했을 때 옷차림이 노숙자나 다름없을 정도로 상태가 열악했다”며 “A씨 어머니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월 150만원 정도를 받지만 손녀 기저귀를 살 형편도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A씨 모녀를 B씨 집에서 데려 나와 보호 시설에 지내도록 했다.

자매의 임신과 출산을 통해 성폭행 혐의를 포착한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고, 이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이달 초 이씨와 동네 후배 2명을 성폭행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이씨의 동거녀 박씨도 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이씨가 에이즈 환자인 사실도 확인됐지만 A씨는 에이즈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동생을 성폭행한 가해자가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매를 성폭행한 다른 남성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하고 있지만 수사를 해 봐야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는 이날 의붓할머니 B씨와 그의 손자를 폭행, 상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로경찰서에 고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