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낳은 아이 58명 모두 내 천사죠”

“마음으로 낳은 아이 58명 모두 내 천사죠”

입력 2014-12-09 00:00
수정 2014-12-09 02: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홀트 위탁모 20년 봉사 이순임씨

“20년 동안 58명의 아이를 마음으로 낳았어요. 위탁모 활동을 시작한 뒤 두 번 큰 수술을 받았는데 그때마다 아기들이 준 힘으로 일어날 수 있었죠. 잠시나마 가족이 돼 준 천사들 덕에 참 행복했습니다.”

이미지 확대
이순임씨
이순임씨
위탁모 이순임(57)씨가 1994년 7월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위탁모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20년 동안 입양을 보낸 아기는 무려 58명. 위탁모는 입양 대상 아동들을 양부모가 정해질 때까지 길러 주는 역할을 한다. 이씨는 신생아부터 생후 두 달의 아이들을 짧게는 반 년, 길게는 30개월까지 키워 보냈다.

이씨는 암 수술을 받고 입·퇴원을 반복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우연히 위탁모를 알게 됐다. 남편은 “건강도 좋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돌보느냐”며 반대했다. 하지만 이씨도 굽히지 않았고, 첫 인연으로 도현이를 품에 안았다. 남편도 막상 도현이를 만나자 누구보다 아끼고 든든한 지원군으로 변했다.

몸이 불편했던 아기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선천성 장폐쇄증을 앓던 준성이는 대장을 20㎝ 이상 잘라 내는 수술을 하느라 입·퇴원을 반복하고, 특수 분유를 먹어야 했다. 30개월 동안 키운 수혁이는 발육이 늦어 언어·놀이치료를 했다.

이씨는 “말을 못하는 게 꼭 내 잘못 같아 열심히 가르쳤고, 누가 수혁이에게 모자란다는 말을 하면 속이 상해 아이를 안고 울었다”며 “입양 갈 때 떨어지지 않으려 몸부림치던 수혁이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5년 전 그는 15년 근속상을 받아 프랑스·노르웨이·덴마크에서 자신이 길러 보낸 아이 7명을 만나는 기회를 얻었다. 이씨는 8일 홀트아동복지회로부터 20년 근속상을 받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12-09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