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진천 농심 “첫 구제역 대기업 계열농장 퇴출돼야”

성난 진천 농심 “첫 구제역 대기업 계열농장 퇴출돼야”

입력 2014-12-23 10:33
수정 2014-12-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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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을 더 철저히 해야 할 대기업 계열농장에서 벌써 세 번째 구제역이 발생하는 게 말이 됩니까”

축산 대기업들이 예방접종 등 방역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충북 진천지역 주민들이 구제역 발생의 근원지로 지목되는 대기업 계열농장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천에서는 지난 3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A 농장 인근의 진천읍 주민을 중심으로 이 농장에 대해 ‘삼진 아웃제’를 적용해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23일 이 농장이 위치한 진천읍 장관리와 진천읍 내 도로 등 4곳에 ‘진천주민 일동’ 명의로 된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 플래카드에는 ‘돼지 구제역 삼진아웃제 주민들은 적극 지지한다’, ‘계절 없는 OO 축산 똥냄새 지역 주민 못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상 이 농장의 퇴출을 요구한 것이다.

이 농장은 축산 대기업인 B사의 계열농장으로 진천과 경기도 등 전국 20여 곳에 새끼돼지를 분양한다.

이곳에서는 지난 3일과 4일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했다.

지난 8일과 18일에 구제역이 발생한 곳도 A 농장에서 새끼돼지를 분양받아 기르는 위탁농가다.

특히 A 농장에서는 2011년과 2003년에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대기업 계열농장의 방역 소홀이 구제역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믿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직후 방역 당국은 이 농장에 대한 혈청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 농장의 돼지 항체 형성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것도 주민들의 불신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경기도가 B 기업과 또 다른 축산 대기업인 C 기업의 계열 농장 19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1곳의 항체 형성률은 30% 미만에 그쳐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는 이들 대기업이 인건비와 육질 때문에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해 항체 형성률이 일반 농가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제역 발생의 근원지가 대기업 계열농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진천지역 주민들이 A 농장을 겨냥해 ‘구제역 삼진 아웃제’ 등을 제기하며 퇴출운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 농장 주변 주민들은 그동안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시달려 왔다며 이번 기회에 이 문제도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농장 주변인 진천읍 장관리와 이월면 사곡리 주민들은 이날 오후 유영훈 진천군수를 만나 이런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진천지역 축산농가들 사이에서도 이 농장 퇴출을 요구하는 서명운동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천 출신인 이양섭 도의원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대기업 계열화 농장에서 방역을 소홀히 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소규모 농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방역, 살처분 비용을 해당 기업이 물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천에서 A 농장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음을 대변한 것이다.

진천군의 한 주민은 “이번 기회에 진천에서 구제역과 AI가 잇따라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나와야 한다”며 대기업 계열농장들을 겨냥한 뒤 “방역을 소홀히 해 전염병이 발생한 축산 농가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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