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에서 ‘칼(KAL)피아’로…檢 칼끝 어디까지

‘땅콩회항’에서 ‘칼(KAL)피아’로…檢 칼끝 어디까지

입력 2014-12-24 16:41
수정 2014-12-24 16:4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한항공과 유착한 국토교통부 공무원 수사로 확대

‘땅콩 회항’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대한항공과 유착 의혹을 받는 국토교통부 김모(54) 조사관을 전격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조사관은 ‘땅콩 회항’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번 사태의 은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에게 국토부 조사와 관련해 사전 정보와 진행 상황 등을 수시로 전해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고 있다.

여 상무는 사건 발생 직후 직원들에게 최초 상황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거짓진술을 강요한 혐의(증거인멸·강요) 등으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물이다.

앞서 국토부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면서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폭언 사실만 확인했을 뿐 폭행 여부나 램프 리턴(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리는 일) 경위는 밝히지 못했다.

이로 인해 ‘봐주기 조사’라는 비판이 일자 국토부는 뒤늦게 특별자체감사를 벌여 김 조사관이 여 상무와 조사 정보를 주고받는 등 유착한 정황을 확인하고 23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수사 의뢰를 받은 당일 저녁 김 조사관에 대한 체포영장과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영장, 통신자료 압수수색 영장(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을 한꺼번에 발부받는 등 발 빠르게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안이 국민적 공분을 산 데다 사건 발생 이후 국토부의 조사 결과가 석연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 점 등을 고려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김 조사관에 대한 수사 착수는 그간 조 전 부사장의 혐의 입증에 주력해온 검찰의 칼끝이 이제 ‘칼피아’(KAL + 마피아)를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칼피아는 대한항공과 유착한 국토부 공무원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애초 ‘땅콩 회항’ 사건 조사를 맡았던 국토부 조사관 6명 가운데 김 조사관을 포함한 항공안전감독관 2명이 대한항공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조사의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조사관은 1987년부터 2002년까지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다 국토부로 이직했고, 이 때문에 평소 여 상무와도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조사관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전날인 7일부터 여 상무와 통화를 시작했고, 국토부가 조사에 착수한 8일부터 14일까지 여 상무와 통화 30여차례, 문자는 10여차례 주고받았다.

두 사람 간 연락은 8∼10일 사흘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 시기는 국토부가 조사에 착수한 초기 시점이다.

국토부는 김 조사관의 동의를 얻어 통신사 통화내역을 받아 대조했지만, 통화 기록과 문자가 일부 삭제된 상태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 조사관은 국토부 감사에서 조사 차원에서 여 상무와 연락을 주고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무실에서 김 조사관을 체포해 검찰청으로 압송, 여 상무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조사 사전 정보를 어떤 경위로 유출했는지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및 통신기록 분석과 김 조사관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