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아내 ‘30년 병수발’ 지쳐 살해…징역 4년

파킨슨병 아내 ‘30년 병수발’ 지쳐 살해…징역 4년

입력 2014-12-26 10:27
수정 2014-12-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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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을 앓는 아내를 30년간 돌보다가 지쳐 둔기로 살해한 70대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성엽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문모(72)씨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문씨는 지난 9월 9일 대구 수성구 자신의 집에서 둔기로 부인(70)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아내를 숨지게 한 뒤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쳤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30여 년간 파킨슨병을 앓은 아내의 병시중을 해 오다가 함께 세상을 떠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문씨는 지난달 말 결심공판에서 “헌신적인 삶을 살아온 아내를 잃은 남편으로서 살 명분이 없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병시중으로 심신이 지친 상태였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당시 상황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할 만큼 중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범행 과정에서 숨진 아내가 방어흔적을 남긴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파킨슨병은 손 떨림, 느린 행동, 몸 마비 등의 신경퇴행성 질환이며, 미국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앓았던 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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