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2학년 “선배들 있었기에… 지난 봄, 견뎠습니다”

단원고 2학년 “선배들 있었기에… 지난 봄, 견뎠습니다”

입력 2015-01-09 23:54
수정 2015-01-10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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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첫 졸업식

세월호 참사를 겪은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9일 눈물 속에서 졸업식을 가졌다.

3학년생 505명과 학부모, 1~2학년생 전원이 참석한 이날 열린 제8회 졸업식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2학년생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세월호에서 극적으로 생존해 돌아온 75명의 2학년생 전원은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의 몫까지 더해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9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제8회 졸업식에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2학년생들이 졸업생을 위해 합창 공연을 한 뒤 울먹이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9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제8회 졸업식에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2학년생들이 졸업생을 위해 합창 공연을 한 뒤 울먹이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졸업식 송사를 맡은 2학년 최민지양은 “굳건하고 듬직하게 기둥이 되어준 선배들이 있었기에 거센 파도와도 같았던 지난봄을 지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선배들이 떠날 생각을 하니 그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것 같다. 선배들의 빈자리를 저희가 채워야 한다니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지만 선배가 닦아놓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슬픔에 한참을 울먹이던 최양에게 후배의 작별인사를 기다리던 3학년생들은 박수를 보내며 격려하기도 했다.

답사에 나선 3학년 오규원군은 “저희들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선생님들의 은혜와 보살펴주신 부모님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고 힘든 시기를 이겨내준 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믿음직한 제자, 좋은 후배,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추교영 교장은 “4·16 참사로 희생된 2학년 학생들의 넋을 영원히 기리기 바란다”면서 “나와 선생님, 우리 어른들은 해마다 그날이 오면 추모와 참회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여러분도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5-01-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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