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스스로 여행계획 세워 시리아行…납치 아니다”

“김군, 스스로 여행계획 세워 시리아行…납치 아니다”

입력 2015-01-21 14:22
수정 2015-01-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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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납치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이동한 것을 경찰이 잠정 결론을 내렸다.

김군이 SNS로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계정의 이용자와 대화한 내용, 한국에서 킬리스 모 호텔까지의 여행 일정을 본인이 주도하고 부모에게 여행 목적을 속인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김군이 자발적으로 이슬람 테러집단에 가담한 국내 최초 인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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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김군.
IS 김군.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에서 실종된 김모군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의 모습. ‘sunni mujahideen’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이 트위터는 지난 2013년 1월 처음 개설됐다. 이 계정의 프로필 사진과 배경은 이슬람국가(IS)를 상징하는 깃발로 설정돼 있다. 김군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일 김군이 ‘glot****’라는 트위터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터키 실종 한국인 10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김군이 터키에 도착한 후인 지난 9일과 10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두 차례 현지 휴대전화 번호인 ‘15689053********’로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첫번째 통화는 김군이 가지안텝프 호텔에 체크인 하기 전후인 9일 오전 8시 2분쯤 이뤄졌다.

특히 10일 두번째 전화 통화는 김군이 오전 8시 30분 신원 미상의 남자와 시리아 번호판을 단 택시를 타고 킬리스 호텔을 떠난 후인 오후 1시 47분에 이뤄져 김군 행적을 밝힐 수 있는 주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군은 당시 이 택시를 타고 킬리스 동쪽으로 약 25분 거리인 베리시에 마을의 시리아 난민촌에 내렸다.

경찰은 김군이 9일 첫 통화를 통해 이튿날 오전 만남을 약속하고, 10일 신원미상의 남자의 안내로 시리아 난민촌으로 이동하고서 재차 터키 전화번호상의 인물로부터 지령을 받아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경찰이 김군 휴대전화로 연락했을 때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와 김군 실종 후에도 김군의 휴대전화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군이 통화한 번호는 트위터 대화명 ‘Afriki’가 알려 준 ‘하산’의 전화번화와 다른 번호로, 슈어스팟을 통해 알게 된 번호로 추정된다.

한국과 터키 경찰은 이 전화번호의 수신자 신원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10월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 ‘habdou****’과 수차례 IS 가입 방법 등에 대해 대화했다.

트위터 대화명이 ‘Afriki’인 이 계정의 인물은 김군에게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이란 형제에게 연락하라”라며 그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기도 했다.

특히 경찰이 김군의 컴퓨터를 분석해 ‘Afriki’는 지난해 10월 15일 김군에게 “슈어스팟(surespot)에서 ‘ga***’를 찾으라. 그가 너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슈어스팟은 보안성이 높은 SNS로 IS가 조직원을 모집하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채팅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위터에 IS 관련 내용이 없어 경찰은 김군이 슈어스팟으로 ‘ga***’과 대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군이 터키와 IS 관련 정보를 수백회 인터넷을 검색하고 킬리스 호텔까지 여행 일정을 본인이 계획한 점도 김군의 납치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김군은 터키 여행정보, IS 관련 신문기사 등 65개 사이트를 즐겨찾기 목록에 등록했고, 지난 1년간 IS, 터키, 시리아, 이슬람 등의 단어로 517회 검색한 것으로 경찰의 김군 컴퓨터 분석결과 드러났다.

김군 부모의 부탁을 받고 ‘보호자’ 자격으로 김군과 터키에 같이 간 홍모(45)씨조차 이 여행의 목적지를 몰랐다.

김군이 킬리스로 여행하고 싶다고 해 이스탄불을 거쳐 가지안테프에 도착, 1박하고서 버스를 타고 킬리스의 모 호텔로 갔다고 홍씨는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

또 홍씨는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호텔 앞의 모스크(이슬람 사원)이며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하산’이라는 인물이 이 호텔과 모스크를 알려줬다고 김군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군이 터키 여행의 목적이 하산을 만나가 위해서라는 사실은 그의 부모조차 몰랐다.

김군 모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김군이 터키 여행 후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 준비를 하겠다고 해서 여행을 보내준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10월은 ‘Afriki’란 인물이 ‘이스탄불의 하산에게 연락하라’고 말한 시점이다.

모친은 또 출국 전에 김군이 하산이라는 사람과 채팅하고 IS 활동에 관심이 있는지를 전혀 몰랐다고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은 확인된 바 없다”며 “김군이 IS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다수 자료가 확인됐으나 실제 가담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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