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친 살해 혐의 강 일병 범행 후 게임했나

[단독] 모친 살해 혐의 강 일병 범행 후 게임했나

입력 2015-01-29 00:08
수정 2015-01-29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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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나온 뒤 매일 접속 ‘중독’ 이전에도 게임하다 복귀 늦어…수첩에 살해·자살 암시글 써

모친을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21) 일병이 범행 이후 집을 빠져나오기 직전까지도 온라인 게임을 즐겼던 정황이 드러났다. 강 일병이 게임 중독으로 인해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28일 서울 도봉경찰서에 따르면 강 일병은 이날 0시 5분쯤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12번 출구 부근에서 육군 헌병대에 검거됐다.

경찰은 지난 22일 오후 6시 55분 이웃 주민의 화재 신고가 119에 접수됐고 강 일병이 6시 56분쯤 집을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인터넷 접속 기록을 조사한 결과 강 일병은 이웃의 화재 신고 직전까지 집에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에 접속했다. 경찰은 강 일병이 지난 15일 정기휴가를 나온 뒤 하루도 예외 없이 LOL을 즐겼고 사건 전날도 밤새 게임한 사실을 밝혀냈다. LOL은 국내 인기 1위 온라인 게임으로 중독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마지막 게임 접속 시간부터 강 일병이 집을 나선 10분 사이에 살인을 저지르고 방화까지 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 일병이 모친을 살해한 뒤에도 게임에 접속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과 군 헌병대에 따르면 강 일병이 검거 당시 갖고 있던 수첩에는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내용과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강 일병은 도주 중 자살을 한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강 일병은 헌병대 조사에서도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 일병의 어머니 이모(54)씨는 화재 현장인 도봉구 방학동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머리에 외상을 입은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이씨는 불이 나기 전 숨졌으며 사인은 둔기에 의한 두개골 골절로 밝혀졌다. A급 관심병사로 알려진 강 일병은 게임 중독으로 군 생활이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씨의 지인은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평소 ‘하루 종일 게임만 하던 애가 군대에 가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며 “지난번 휴가 때도 게임을 하느라 군에 늦게 복귀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5-01-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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