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트윗’에 내몰린 국정원 사이버심리전단 요원들

‘댓글·트윗’에 내몰린 국정원 사이버심리전단 요원들

입력 2015-02-10 13:37
수정 2015-02-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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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활동내역 원세훈 판결문 통해 낱낱이 드러나

안보3팀의 경우 매일 각자 글을 작성한 사이트 이름 및 작성한 글의 제목 등을 손으로 써 정해진 함에 넣으면 담당 직원이 이를 취합해 팀장에게 실적을 보고했다.

안보5팀의 경우 비정기적으로 각자 작성한 트윗·리트윗 건수 및 팔로워 수를 파트장에게 보고했다. 파트장이나 팀장은 취합해둔 직원들의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 직원들이 실제로 트위터를 올렸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안보3팀이 인기 사이트 ‘오늘의유머’를 공략한 방법은 ‘찬반 클릭’이었다. 이 사이트에서는 게시글이 추천 10건 이상, 반대 3건 이하를 받으면 ‘베스트 게시판’으로 옮겨지고 다시 추천을 100건 이상, 반대를 10건 이하로 받으면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게시판으로 이동한다.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면 조회수가 5천∼1만건,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게시판에 오르면 3만∼10만건의 조회수를 올리기 때문에 국정원은 이 사이트에 집착했다.

안보3팀 직원들은 대선정국인 2012년 8월말부터 파트장의 지시로 클릭 활동에 집중했다. 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에는 집중적으로 반대 클릭을 해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런 활동으로 같은 해 9월 사이트 운영자에게 제재를 받게 되자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은 유머, 연예, 요리 관련 글을 추천 클릭해 야권 정치인을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베스트 게시판에서 밀어냈다.

◇ 직원들, 내심 걱정하기도 = 이런 노골적인 인터넷 여론 조작 활동이 점점 더 심해지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일부 직원들은 “너무 세게 하는 것 아니냐”, “신중한 자세로 자제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상명하복이 어디보다 철저히 지켜지는 국가정보기관의 조직 문화 속에서 직원들이 윗선의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기는 어렵다.

이때문에 재판부는 이 모든 것을 지시해 국가기관의 인터넷 여론 조작을 시도한 원 전 원장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9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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