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 소송 96건 중 남은 2건 연내 확정될듯…국가 97% 승소
친일세력이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해 후손 등에게 넘긴 재산을 국가로 귀속시키는 사업이 착수 10년 만인 올해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이 사업의 법적 근거가 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 환수에 관한 특별법’이 2005년 시행된 이후 정부 차원의 조사 활동을 거쳐 친일 재산을 되찾기 위한 소송까지 대부분 완료됐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친일재산 환수 관련 소송 96건 중 94건이 확정됐고, 2건은 1·2심 판결이 내려진 뒤 현재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소송은 3가지 종류다. 친일파의 재산을 후손이 처분해 얻은 부당한 이득을 되돌려받기 위해 정부가 소송 원고로 참여하는 국가소송이 96건 중 16건을 차지한다.
정부가 친일 재산을 국고로 돌려놓은 데 대해 후손 등이 불복해 낸 행정소송이 71건, 국고 환수 작업의 위헌성을 따지려고 제기한 헌법소송이 9건이다.
확정된 소송 94건 중 정부는 91건에서 이겨 전체 승소율 97%를 기록했다.
사건 유형별 승소율은 국가소송 100%(15건), 행정소송 96%(70건 중 67건), 헌법소송 100%(9건) 등이다.
정부가 패소한 것은 행정소송 3건에 불과했다. 문제의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였는지가 불분명하거나 친일행위자로 지목한 인물이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수여받은 사람인지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경우로 판단된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2건의 재판도 올해 안에 확정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한 건은 국가소송, 다른 한 건은 행정소송인데 모두 1·2심에서 정부가 승소했고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하급심 판결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2006년 7월부터 4년간 활동하며 찾아낸 168명의 친일행위자 재산 2천359필지(1천억원 상당)와 제3자에게 처분한 116필지(267억원 상당)에 대한 환수 작업이 올해 안에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법무부는 2010년 7월 활동을 마친 조사위로부터 업무를 넘겨받아 친일재산 환수 소송을 벌여 왔다.
친일파 민병석·송병준·서회보·박희양·조성근·이건춘·홍승목의 후손을 상대로 135억여원의 부동산을 국가에 귀속하는 행정소송에서 이긴 것이 주요 사례로 꼽힌다.
친일재산 환수 사업의 마무리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 사업은 반세기 동안 제대로 손쓰지 못한 민족사적 왜곡 현상을 바로잡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제헌국회 당시 친일파의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고 재산을 몰수하기 위해 설치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는 이념적 문제에 부딪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1949년 해산됐다.
그 이후 친일 재산 환수 논의는 이어지지 못했고, 오히려 친일파 후손들의 ‘땅 찾기 소송’이 잇따랐다.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고조되면서 2005년 친일재산환수특별법 발효를 시작으로 친일재산 환수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2013년을 기준으로 정부는 친일재산 환수 사업을 통해 독립유공자·유족 기금 322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재산 환수 관련 소송이 모두 마무리되더라도 유사 소송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법무부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친일재산조사위원회에서 환수 대상으로 찾아낸 재산 외에 또 다른 친일재산이 발견된다면 이를 환수하기 위한 별도의 소송을 수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