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종 “김일성 20세기 훌륭한 지도자…남한엔 없어”

김기종 “김일성 20세기 훌륭한 지도자…남한엔 없어”

입력 2015-03-09 18:41
수정 2015-03-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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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수수색 서적 중 10여점 이적성 확인”더 위협적일 것 같아 흉기 준비” 진술…경찰, 살해 고의성 인정

경찰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55)씨로부터 압수한 서적 등 10여점에 대해 이적성이 있다고 보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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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부답
묵묵부답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 씨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휠체어에 탄 채 진료를 받기 위해 차량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본부장 김철준)는 9일 오전 브리핑에서 “김씨에게서 압수한 서적과 간행물 중 30점을 외부 전문가 집단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10여점에 대해 이적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6일 김씨의 집 겸 사무실에서 압수한 물품 219점 중 이적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북한원전 등 30점에 대해 감정을 의뢰한 바 있다. 일부는 아직 감정 결과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김정일이 쓴 영화예술론과 주체사상 교육용으로 많이 쓰이는 정치사상강좌 유인물 등의 사본과 원본이 포함돼 있다.

김두연 서울경찰청 보안2과장은 브리핑에서 “이적성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소지의 목적성 등을 입증하고, 이적 표현물 소지로 국보법 혐의 적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경찰 조사에서 “김일성은 20세기 민족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일제하에 항일운동을 했고 38선 이북을 접수한 후 자기 국가를 건설해 잘 이끌어온 것을 봤을 때 20세기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진술은 경찰이 김씨를 상대로 범행동기와 행적 등을 조사하는 과정 중 나온 것이다. 김씨는 남한에는 훌륭한 대통령이 있느냐는 질문엔 “없다”고 답했다.

김씨는 우리나라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는 반식민지 사회이지만 북한은 자주적인 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1999∼2007년 7차례 방북한 전력과 2011년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한 사실, 북한 관련 토론회를 수차례 개최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공범과 배후, 자금지원 통로 등이 있는지 다각적으로 분석, 구체적인 혐의를 찾아내면 검찰과 협의해 종로서에 보관 중인 압수품 중 국보법 관련 증거품에 대해 재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수사 공조를 적극적으로 벌여,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미국에 서버를 둔 SNS에서 김씨가 활동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김씨는 그러나 “북한 관련 서적이나 표현물 등은 집회나 청계천 서점 등지에서 구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2010년 일본대사를 콘크리트 덩어리로 공격했을 때 별로 위협적이지 않아 (이번에) 칼을 준비하면 더 위협적일 것 같아 과도와 커터칼을 준비했다. 절제력을 잃어 범행했지만 살해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김씨가 최소 2회 이상 대사를 가격한 것으로 판단되며, 대사 상처부위가 깊고 범행도구로 함께 준비한 커터칼 대신 위험성이 높은 과도를 선택한 점 등으로 미뤄 살해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늦어도 13일까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김씨의 진술에 대해 김씨의 변호인 황상현 변호사는 “경찰이 맥락을 거세하고 김씨의 진술 일부를 공개했다”며 “꼬리와 머리를 모두 다 자르고 구미에 맞는 말만 따서 공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수사본부가 차려진 종로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으로 이송돼 검거 과정에서 입은 오른쪽 다리 골절 등의 부상을 치료받았다.

경찰은 치료가 끝나면 그를 다시 종로서로 이송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과 종로서 주변에서는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고 김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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