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친정’ 검찰청사로 불려온 ‘피의자’ 홍준표

20년 만에 ‘친정’ 검찰청사로 불려온 ‘피의자’ 홍준표

입력 2015-05-08 10:34
수정 2015-05-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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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인터뷰 때와 달리 긴장한 모습…심경묻자 ‘묵묵무답’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대상이 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오전 9시55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 지사는 오전 7시55분 일찌감치 서울 송파구 자택을 나섰다. 그는 검찰청 근처 변호사 사무실에 들러 피의자 신문 준비를 마치고 예정된 10시에 맞춰 검찰청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홍 지사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검찰에 오늘 소명하러 왔다”고 말하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홍 지사는 자택을 나설 때 어버이날에 맞춰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있었고 정장에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색 넥타이 차림으로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변호사 사무실에서 꽃을 떼고 검찰청 입구에 선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뒤 도청 출근길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자신있게 결백을 주장한 것과 달리 긴장한 모습도 보였다.

검사 출신으로 피의자 신분이 된 심경이 어떠냐는 기자 질문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전날 오후부터 검찰청 앞 포토라인 선점에 나선 취재진은 이날 홍 지사가 K9 승용차를 타고 자택을 출발할 때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하는 등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검찰청 입구에는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상득 전 의원이 저축은행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7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한 이후 정치인 피의자 소환에 이처럼 많은 기자가 몰린 것은 처음이다.

홍 지사는 서울고검 청사 12층에 마련된 검찰 특별수사팀 조사실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으며 손영배 부장검사 등 수사팀으로부터 이날 밤늦게까지 피의자 신문을 받는다.

홍 지사는 젊은 시절 ‘강골 검사’로 유명했다. 김진태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14기 동기인 홍 지사는 1991년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로 그 일대 조직폭력배를 일망타진하면서 주목받았다.

그는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제6공화국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기소해 일약 스타검사로 떠올랐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끌면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홍 지사는 1994년 국가안전기획부 수사지도관으로 파견됐다가 다시 법무부 특수법령과로 발령받는 등 일선 수사검사로 복귀하지 못하자 1995년 법무부에 사표를 냈다.

한 때 고위공직자 비리 척결을 부르짖으며 이탈리아 반부패의 상징 피에트로 검사에 비견되기도 했던 홍 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친정인 검찰청을 다시 찾은 것은 20년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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