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캐 암 투병 동료에 전한 심마니 경찰

산삼 캐 암 투병 동료에 전한 심마니 경찰

이성원 기자
입력 2015-06-08 00:16
수정 2015-06-08 02:3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수서署 박호 경위 다섯 뿌리 기증

“지난달 초 우리 경찰서에서 50대 직원이 잠자다 갑작스레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힘들고 몸이 좋지 않지만 묵묵히 일하는 동료를 위해 이 산삼을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박호 서울 수서경찰서 경위
박호 서울 수서경찰서 경위
서울 수서경찰서 대치지구대 박호(54) 경위는 지난달 20일 자신이 직접 산에서 캔 산삼을 수서서에 기증했다. 산삼은 25년근 세 뿌리와 15년근 두 뿌리 등 총 다섯 뿌리다. 일반 소비자가 기준으로 500만~700만원 상당의 산삼이었다.

수서서는 이 산삼을 암으로 투병 중인 경찰서 직원과 가족 등 모두 3명에게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작 본인들은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린 사실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들의 사정을 아는 다른 동료가 대신 처지를 알려 와 산삼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순경으로 입문한 후 29년째 경찰 외길을 걸어온 박 경위는 “등산을 취미로 삼았는데 7년 전부터 약초 공부를 하다 보니 3년 전부터는 간혹 산삼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한 산삼 다섯 뿌리는 지난달 중순 강원도의 어느 산에서 우연히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일을 맞아 평소처럼 산을 오르다가 8부 능선 한쪽 골에 유독 주변의 풀과 달라 보이는 잎이 있어 살펴보니 산삼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5-06-08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