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알면 어쩌지?’…메르스퇴원자 신분노출 스트레스

‘누가 알면 어쩌지?’…메르스퇴원자 신분노출 스트레스

입력 2015-06-17 16:22
수정 2015-06-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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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사람들이 ‘확진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 피해를 볼까 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그 자녀들에 대해 일부 지역사회가 감염의심자 취급을 하거나 ‘왕따’를 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메르스 낙인’을 받지 않으려고 신분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것이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메르스 퇴원자는 총 14명이다.

메르스 최초 진원지인 평택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용인·수원·안성 각 1명이다.

이들은 모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시설에서 집중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메르스 극복자’이다.

메르스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겪은 증상과 극복과정 등에 대한 언론의 취재요청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거부감을 나타낸 채 신분을 숨기고 있다.

퇴원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갈 때도 주변 사람들이 메르스 환자였음을 눈치 챌까 봐 집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서 먼저 차에서 내린 뒤 집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도는 전했다.

수원병원의 최초 퇴원자는 퇴원 당시 여러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

또 평택의 메르스 퇴원자들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료들이 평택을 방문했을 때에도 만남을 거부했다.

메르스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뒤 메르스 항체를 제공한 공군 김모 원사는 예외적인 경우다.

그가 지난 12일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메르스 항체가 생성된 자신의 혈액에서 혈장을 채취한 시술을 받은 내용이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나머지 퇴원자들은 여전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이날 도내 메르스 퇴원자들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한 명도 응하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메르스 확진자였다는 것이 노출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것을 우려해 퇴원자들의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 있는 것 같다. 보건소 직원들이 전화해도 다소 까칠하게 반응한다”면서 “그들의 그런 마음을 이해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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