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층 폐쇄” 의견에도 원장 결단…안상수 “의료진은 시민 지킨 영웅”
경남에서 유일하게 메르스 사태로 병원 전체가 폐쇄됐던 창원SK병원 정문이 25일 오전 활짝 열렸다.지난 11일 폐쇄에 들어간지 14일만이다.
아침부터 병원 직원들은 쓰레기를 밖으로 내놓거나 병원 이곳저곳을 청소하고 외부인사들이 병원을 방문할 것을 대비해 구석구석 소독했다.
일부 환자들은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퇴원을 하기도 했다.
한 퇴원환자는 “집에 갈 수 있다니 후련하다”며 “병원 직원들이 많이 신경을 써줘 별로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입원했던 환자가 115번째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병원 전체를 코호트(감염환자 발생 시 발생 병동을 의료진 등과 함께 폐쇄해 운영) 격리 조치했다.
5~7층 병동에 입원한 환자 36명, 의료진과 병원직원 40명, 환자 보호자 9명 등 85명이 그동안 병원 밖으로 한발짝도 나오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역학조사팀은 지난 10일 밤 115번 환자가 입원했던 병실을 비롯해 5~7층 3개 층만 폐쇄하고 외래진료는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 병원은 9층짜리 병원 건물 전체를 폐쇄한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창원시가 먼저 메르스 확진을 철저히 막으려고 병원 측에 전체 폐쇄를 제의하자 박웅(43) 병원장이 선뜻 동의한 것이다.
박 병원장은 “우리 병원때문에 메르스가 확산이 되면 전체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나와, 병원이 손해를 감수하겠다”며 어려운 결정을 했다.
최윤근 창원보건소장은 “박 원장이 아무런 주저없이 병원 전체 폐쇄에 100% 동의했다”고 말했다.
박양동 경남의사회장은 “창원SK병원은 유동인구가 많은 창원시내 가장 중심가에 있다”며 “제2, 제3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올 우려가 있어 박 원장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12월 개원했다.
박 원장이 기존에 있던 병원을 인수해 창원SK병원 간판을 걸고 운영을 시작했다.
이제 막 병원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려야 할 때 ‘메르스 악재’가 터진 것이다.
박 원장은 “저도 가족이 있고 똑같은 사람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일단 여기서 어떻게든 더 퍼지지 않도록 막자는 생각만 했다. 그래서 빨리 폐쇄를 결정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창원시는 이날 2주간의 격리를 견딘 채 입원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한 의료진을 격려했다.
안상수 시장은 병원을 찾아 박 원장 등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직접 전달했다.
안 시장은 이 자리에서 “박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은 창원시를 지켜낸 영웅들”이라며 치켜세웠다.
그는 “2주간 격리를 감수하고 시민들을 위해 희생한 병원 직원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병원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남의사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메르스 확산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잘못된 메르스 대책으로 피해를 본 병·의원에는 직접적인 보상과 지원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