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400만원 강탈 후 2천150만원은 빚 갚고 나머지는 카지노서 날려
압송되는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
서울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 최모 씨가 26일 검거돼 서초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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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가 범행 6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6일 정오께 강남구 수서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도 용의자인 퀵 서비스 기사 최모(53)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이날 오후 1시 20분께 흰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검은 모자를 눌러 쓴 차림으로 서초서로 이송된 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그는 경찰에 붙잡힌 직후 순순히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이달 20일 낮 12시 20분께 잠원동 새마을금고에 침입해 현금 2천4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은신처에서 오토바이와 헬멧, 마스크, 장난감 권총 등 범행에 쓰인 도구도 압수했다.
최씨는 생활비 등으로 지인에게 진 빚 5천만원을 갚으려고 강도질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범행 후 도주한 경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붙잡았다”며 “수서동 아파트는 최씨가 알고 지내던 동생의 집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 나온 21년 전 같은 금고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의 동일범이라는 관측도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씨는 약 4년 전 이 새마을금고에서 통장을 개설한 사실을 떠올리고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범행 3일 전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거의 그대로 입은 채 해당 금고 앞까지 와 동태를 살핀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새마을금고를 둘러보고는 경마장에 갔는데, 경찰은 이곳에서 찍힌 CCTV 영상을 통해 최씨의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최씨가 가스총으로 새마을금고 직원과 손님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5년 전 아들에게 사준 장난감 권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 사용된 오토바이는 작년 11월 퀵 서비스 업체 사장으로부터 월 35만원을 주고 빌려 퀵 서비스일에 사용해 온 것이었다.
최씨는 범행 후 훔친 2천400만원 중 2천150만원을 지인들에게 바로 송금해 갚고는 바로 고속버스를 타고 정선 카지노로 가서 나머지 250만원을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한동안 정선 카지노에 머물다 24일 수서동 지인의 아파트로 옮겨 은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에 대해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파악하는 대로 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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