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유죄 결정적 이유는 동생 전세금 쓴 1억원 수표

한명숙 유죄 결정적 이유는 동생 전세금 쓴 1억원 수표

입력 2015-08-20 17:01
수정 2015-08-20 17:0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3억원 수수는 대법관 모두 유죄…나머지는 판단 엇갈려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명숙(71) 전 국무총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결국 동생의 전세자금 1억원이었다.

대법관 13명은 9억원 중 3억원 수수 부분은 모두 유죄로 봤다. 그러나 나머지 6억원에 대해서는 8명은 유죄, 5명은 무죄로 의견이 갈렸다.

◇ 한 전 총리 동생 전세금에 사용된 1억원 수표

대법원이 한 전 총리 사건을 유죄로 판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그의 동생이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발행한 1억원권 수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의 동생은 이 수표를 전세자금으로 썼는데, 한 전 대표와 한 전 총리의 동생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이 수표는 결국 대법원이 한 전 대표가 1심 법정에서 한 진술보다 검찰 단계에서 했던 진술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됐다.

한신건영이 부도가 난 뒤 한 전 총리 측이 한 전 대표에게 2억원을 반환한 정황이 드러난 점도 한 전 대표가 검찰에서 했던 진술의 신빙성을 더했다.

대법원은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있지도 않은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거나 과장·왜곡해 모함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고,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작성된 비자금 장부에도 공소사실과 부합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으며, 비자금 조성에 핵심 역할을 한 직원의 진술도 한 전 대표의 검찰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 대법관 8명, 9억원 모두 유죄로 봐야

전원합의체 심리에 참여한 대법관 13명 가운데 양승태 대법원장을 포함해 민일영·고영한·김창석·김신·조희대·권순일·박상옥 대법관 등 8명은 한 전 총리에게 적용된 9억원 금품수수 부분을 모두 유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가 3차례에 걸쳐 여러 명의 직원을 동원해 환전하는 등 매번 유사한 방법으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은밀하게 자금을 조성했고, 검찰에서 9억원을 줬다고 한 이상 1∼2차 정치자금별로 나눠 일부만 믿고 일부는 믿지 않는 식으로 판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 대법관은 또 한 전 총리가 이 가운데 1차로 조성된 자금에 포함된 1억원짜리 수표를 받았으며, 어느 쪽에 포함되는지 불분명한 2억원을 반환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면 3억원 뿐 아니라 같은 방식으로 조성한 나머지 6억원도 한 전 총리에게 갔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 대법관 5명, 9억원 중 3억원만 유죄 확실

주심인 이상훈 대법관을 포함해 이인복 ·김용덕·박보영·김소영 대법관 등 5명은 9억원 가운데 3억원은 유죄로 인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9억원 모두를 유죄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전문법칙의 원칙에 비춰볼 때 수사기관 진술과 법정 진술의 내용이 정반대일 경우 수사기관의 진술을 증거로 삼으려면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 한 법정 진술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에 따라 객관적 증거가 있는 1차 정치자금 3억원만 유죄로 본 것이다.

이들 대법관은 또 한 전 대표가 7개월이 넘는 기간 수십차례에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1회의 진술서와 5회의 진술조서 외에는 어떤 조사를 받고 어떤 진술을 했는지 알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등 증거수집 과정이 수사의 정형적 형태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가 검찰 진술 당시 사용처가 불분명한 비자금의 정당한 사용 내역을 밝히지 못하면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데다 수사협조 대가로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어 허위나 과장된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비자금 장부 사본은 입수 경위가 의심스럽고 한 전 총리가 사용처로 직접 적시돼 있지 않아 증명력이 없으며, 한신건영 직원의 진술도 막연히 추측한 내용으로 보여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