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보고 싶어서… ’팔순노인 혈육 찾아 나섰으나

‘추석에 보고 싶어서… ’팔순노인 혈육 찾아 나섰으나

입력 2015-09-29 15:22
수정 2015-09-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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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서 경기구리까지 왔으나 길 잃어…경찰 도움받아 어렵게 조카 상봉

추석연휴 유일한 혈육인 조카를 보려고 집을 나선 팔순노인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먼길을 무작정 나섰으나 결국 길을 잃었기 때문이다.

29일 경기 구리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께 길을 잃은 노인이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나간 수택파출소 문성운(40) 경사와 유인배(33) 경장은 백발에 다리까지 불편해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나이를 88세로 기억하는 A씨는 서울 종로에서 조카를 만나러 왔다고 했다.

자식 없이 홀로 지내는 A씨에게 오십 줄에 접어든 조카가 유일한 혈육이자 오늘 같은 명절날 보고 싶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조카와 왕래한 지도 어느새 오래된 터라, 이름만 알뿐 전화번호도, 주소도 기억을 하지 못했다.

사전에 연락할 방법도 없어 무작정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A씨는 ‘큰 다리를 건너 오른쪽에 보이는 아파트’라는 옛 기억 하나에 의지해 서울서 구리까지 먼 길을 찾아왔다.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들은 문 경사 등은 조카를 꼭 찾아 줘야 겠다는 생각에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조카가 선생님을 했던 것 같다는 말에 지역교육지원청에 연락해 같은 이름의 교사에게 연락했다.

일부는 난데없는 경찰의 연락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결국 할머니가 기억하는 ‘다리’를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큰 다리라고 하면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이어주는 ‘왕숙교’가 유일했다.

일대 아파트단지를 뒤져 112신고가 접수된 지 약 3시간 만에 A씨 조카를 수소문하는 데 성공했다.

조카가 사는 곳은 행정구역상 남양주시여서 찾기가 더 어려웠던 것이다.

한가위 이튿날 낯선 동네에서 길을 잃었던 88세의 할머니는 끝내 조카 가족과 상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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