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엔 ‘보고·듣고·말하기’가 핵심 복지부 12일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
#1. 공군 준위인 A씨는 병사 한 명이 집단따돌림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A씨는 이 병사와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말을 해줬다. 결국 병사는 마음을 열었고 무사히 군생활을 마친 뒤 사회로 복귀했다.#2.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B씨는 자살시도로 응급실에 온 뒤 연락을 주고받게 된 한 여성에게서 “내가 나를 어떻게 할 것 같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B씨를 만난 이 여성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지 2년이 됐다는 말과 함께 고인과의 추억을 들려줬고 그러던 중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 여성은 일상으로 돌아가 약물치료를 받으며 열심히 삶을 살고 있다.
자살 위험에 빠진 사람에게 새 생명을 갖게 한 이들 경험담은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마련한 생명사랑지킴이 수기 공모전에 당선된 사연들이다.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전국 지방 정신건강증진센터, 학교, 기업체 등과 연계해 자살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A씨와 B씨가 활용한 ‘보고·듣고·말하기’는 교육의 핵심이다.
센터는 주위에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말로 공감해 자살을 예방한 공모전의 사례를 모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또 ‘보고·듣고·말하기’의 3가지 동작으로 ‘괜찮니? 체조’를 만들어 12일 복지부와 함께 개최하는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소개한다.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세쿼이아홀에서 열리는 기념식은 실제 자살예방의 날인 9월 10일이 한달 가량 지난 뒤 열리게 됐다. 센터는 자살의 날 이후 전국에서 다양한 자살예방 캠페인을 펼쳐왔고 그간의 캠페인을 정리하는 의미를 담아 기념식을 개최한다.
기념식에서는 공모전 시상식, 공모전 사례를 담은 애니메이션 상영회, ‘괜찮니? 체조’ 시연회(서울 발레시어터)가 마련되며 ‘개그콘서트’와 ‘프로듀사’ 등의 연출자인 KBS 서수민 PD가 강사로 나서는 특강도 열린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 김춘진 국회보건복지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성호 원주시 건강증진센터장(자살시도자 등록·사례관리 서비스 모형 개발), 한국기자협회(자살보도 윤리강령 및 자살보도를 위한 실천 요강 제정) 등 12명과 4개 기관에 복지부장관 표창이 수여된다.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012년 28.1명, 2013년 28.5명을 기록한 뒤 2014년에는 27.3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진엽 장관은 기념식에 앞서 배포한 기념사를 통해 “OECD 최고 수준인 자살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연말까지 ‘제3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수립해 범부처 차원의 통합적인 자살예방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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