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낸 대청호, 뱃길도 ‘뚝’…연안 주민 발동동

바닥 드러낸 대청호, 뱃길도 ‘뚝’…연안 주민 발동동

입력 2015-10-20 07:29
수정 2015-10-2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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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낮아지면서 옥천 오대리 등 2곳 선착장 무용지물

대청호와 높은 산에 가로막혀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은 요즘 바깥출입 하는 게 여간 힘들지 않다.

극심한 가뭄으로 호수의 수위가 내려앉으면서 유일한 교통수단인 뱃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20일 옥천군에 따르면 11가구 14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지원한 2.1t짜리 철선을 이용해 호수를 넘나들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가뭄은 마을 앞 선착장의 접안시설을 땅 위로 드러나게 했고, 이곳에 배를 댈 수 없게 된 주민들은 300여m 떨어진 수심 깊은 쪽으로 이동해 힘겹게 배를 운항하는 중이다.

이 마을 이장 윤정희 씨는 “올해 새로 접안시설을 설치했는데, 만들자마자 무용지물이 됐다”며 “급한 대로 수심 깊은 곳을 골라 배를 대고 있지만, 지금 상태라면 머지않아 뱃길이 아예 막힐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인접한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 맥기마을도 호수 바닥이 하루가 다르게 드러나면서 배 운항거리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짧아진 운항 거리만큼 주민들은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진흙 길을 걸어 다니는 불편을 겪는다.

뱃사공인 이수길 씨는 “수위가 내려앉으면서 배 운항거리가 평소보다 1㎞ 이상 짧아진 것 같다”며 “까마득하던 호수 건너편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이 가까워졌다”고 푸념했다.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자 옥천군은 겨울철 호수 결빙에 대비해 건조한 공기부양정(호버크라프트·Hovercraft)의 조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배는 겨울철 호수가 얼어붙어 뱃길이 막힐 것에 대비해 옥천군이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 지원을 받아 배치했다.

선체 밑에서 내뿜는 강한 압축공기를 이용해 얼음판 위는 물론 접안시설이 없는 호수나 육지 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두 마을에 각각 1대씩 배치됐고, 1척당 최대 10명까지 탈 수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두 마을에 공기부양정을 서둘러 운항하도록 요구했다”며 “주민 2명씩이 운전교육을 받은 상태여서 조기투입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고 말했다.

이날 대청댐 수위는 64.52m로 지난해 같은 날 72.19m에 비해 7.67m 낮다.

저수율도 36.7%(계획 저수량 14억9천만t 중 5억4천600만t)까지 떨어져 역대 10월 측정치로는 3번째 낮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대청댐관리단의 관계자는 “상류에서 들어오는 유입량이 거의 없어 매일 댐 수위가 1∼2㎝씩 내려앉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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