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방명록 쓰던 노인…알고보니 축의금 전문털이범

하객 방명록 쓰던 노인…알고보니 축의금 전문털이범

입력 2015-10-25 10:44
수정 2015-10-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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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60·70대 노인 2명 구속

결혼식 하객인 양 행세하며 다른 사람이 가져온 축의금 봉투를 들고 달아난 노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예식장을 돌며 축의금 봉투를 훔쳐 1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특수절도)로 김모(65)씨와 또 다른 김모(72)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같은 수법으로 범행하다 여러 차례 복역한 바 있던 이들은 이달 10일 오후 12시 40분께 서초구 반포동의 예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빵모자를 눌러 쓰고 손가방을 든 60대 김씨와 검은색 양복 차림의 70대 김씨는 여느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락없는 하객 차림새였다.

60대 김씨는 축의금을 내려는 하객들로 붐비는 신랑측 접수대로 다가갔고, 주위 시선을 가리려고 손가방을 접수대 위에 올려두고는 방명록을 쓰는 척 시간을 끌었다.

다른 하객들이 접수대 위에 축의금 봉투를 올려놓자, 이중 축의금 60만원이 든 봉투 8개를 슬쩍 자기 쪽으로 당겨 손에 들고는 불과 1분30여초만에 유유히 사라졌다.

뒤쪽에서 망을 보던 70대 김씨도 60대 김씨가 두고 간 가방을 챙겨서 함께 달아났다.

이들은 이 뒤에도 같은 예식장에서 한 차례 더 범행해 모두 100여만원의 축의금을 훔쳤다.

고시원에서 살던 이들은 혼주에게 받은 식권으로 식사까지 해결하고 가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단체로 온 하객들을 분명히 봤는데 그들이 냈다는 축의금 봉투가 없다”는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누가 축의금을 냈는지 혼주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잔칫날인지라 혼주들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이런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의 교통카드에 주말마다 예식장 주변으로 이동한 흔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남은 죄가 있는지 수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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