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고 금연해도 받는다…대학가 이색장학금 ‘눈길’

봉사하고 금연해도 받는다…대학가 이색장학금 ‘눈길’

입력 2015-12-16 09:47
수정 2015-12-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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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 학업 성적으로만 장학금을 받는 시대는 갔다.

충북지역 대학들이 다채로운 이색 장학금을 운용하고 있다. 정부의 교육비 부담 경감 압박과 대학 측의 자발적인 노력이 결합한 산물이다. 비싼 등록금에 허덕이는 학생들에겐 이색장학금이라도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청주 꽃동네대 학생들은 봉사활동만 잘해도 장학금을 받는다.

이 대학은 학생들이 음성 꽃동네 등의 복지시설에서 한 학기 중 25일 이상(20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면 한 학기 수업료의 절반을 지급하는 ‘믿음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수혜 대상이 많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이 과정에 참여한 5명이 690만원을 받았다. 올해에는 9명에게 1천400만원이 지급됐다.

봉사 기간이 늘어나면 더 많은 장학금이 주어진다.

꽃동네대는 16일 “국내 유일의 사회복지 특성화 대학교라는 학교 성격에 걸맞은 장학금 제도”라고 설명했다.

제천 세명대는 금연 실천 장학금으로 유명하다. 이 장학금은 학생들의 금연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세명대는 폭넓은 장학제도를 운용하자는 취지로 2013년 행복 드림 장학금을 만들었다. 금연실천 장학금도 여기에 속한다. 이 장학금을 받으려면 엄격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센터의 금연 코스를 통과하는 것은 필수다.

금연클리닉에서 일산화탄소와 니코틴 수치를 수시로 검사받는데 담배를 피운 흔적이 조금이라도 발견되면 장학금 지급 대상에서 아웃된다.

학생들도 담뱃값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 금연 장학금을 받기 위한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금연클리닉에 1천여명이 지원한 2013년에는 141명만 통과했다. 지난해에는 139명이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 금연 장학금을 받았다. 올해 1학기에는 67명이 장학금 수령에 성공했다.

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반딧불 장학금’과 ‘지역사랑장학금’이라는 생소한 장학금을 주고 있다.

반딧불 장학금은 주경야독하는 야간학과 학생들의 면학 의욕을 북돋우려고 1인당 70만원씩을 지급하는 것이다.

올해는 복지행정과 등 5개 야간학과 학생 110명에게 7천7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지역사랑장학금은 대학 소재지인 청원구 내수읍과 북이면에 거주하는 지역주민을 위한 특별 장학금이다. 이들 지역 학생이 야간학과에 들어오면 학기마다 등록금의 20%를 감면해준다. 직전학기의 성적이 ‘C’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108명에게 4천900만원 어치의 혜택이 돌아갔다.

서원대도 특이하다. 방학 기간 학업과 운동, 여가활동을 열심히 즐겨도 장학금을 준다.

이 대학은 2013년부터 3가지 스토리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3가지 스토리는 ‘학업(Study)’과 ‘운동(Sports)’, ‘여가활동(Socialize)’이다.

학업 외 학기 중에는 하기 어려운 여행이나 전시회, 운동 등을 방학 때 실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이행하는 학생에게는 1인당 20만원의 장학금이 제공된다.

대학 측은 학생들이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매주 점검한다. 올여름 방학에는 300명이 스토리 장학금의 주인공이 됐다.

변미화 서원대 교수학습센터 담당자는 “학생들이 방학 기간 중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장학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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