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은 차 필요없나? 도로없이 임대주택 추진한 지자체

저소득층은 차 필요없나? 도로없이 임대주택 추진한 지자체

입력 2016-01-06 13:53
수정 2016-01-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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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주거환경개선사업 5년만에 중단…“막대한 예산으로 주민 내쫓은 꼴”

“힘없고 가난한 사람이 모여 사는 임대주택이라지만 도로 하나 확보하지 않은 채 공사를 시작하면 어떡합니까. 이사는 어떻게 하고 불이 나고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소방차나 응급차는 어떻게 들어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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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하나 없이 건립 추진된 임대주택
도로 하나 없이 건립 추진된 임대주택 부산 중구가 진출입 도로도 마련하지 않은 채 저소득층,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강행했다가 공사를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중구 동광1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 주변 현황도. 사방이 꽉 막힌 맹지에 별다른 진출입로가 없어 아파트 내부도로를 통해 공사차량이 드나들어 주민 민원이 극심해 결국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연합뉴스
부산 중구가 진출입 도로도 마련하지 않은 채 저소득층,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강행했다가 공사를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구는 5년간 30억원을 막대한 예산을 낭비해 결국 기존 주민만 내쫓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구는 동광동 5가 일대 2천305㎡에 지상 2층 3개동(18가구)의 임대주택을 짓는 주거환경개선사업 공사를 최근 중단했다고 6일 밝혔다.

2010년 계획 수립 후 수차례 설계안이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월 착공한 임대주택 공사는 지난해 10월 완공 예정이었다.

5년을 끌어온 임대주택 사업이 좌초된 가장 큰 이유는 사업 주체인 중구가 진출입 도로를 확보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이었다.

동쪽에는 아파트, 서쪽에는 종합병원, 남쪽에는 일반 주택, 북쪽에는 고등학교로 사방이 꽉 막힌 임대주택 건립 예정지는 애초부터 차도가 없었다.

임대주택 사업으로 집을 비워주기 전까지 이곳에 살던 주민 89가구에 메리놀병원 옆에 있는 가파른 계단이 유일한 통로였다.

공사차량이나 입주민 출입을 위해 도로 확보가 사전 필수조건이었지만 중구는 아랑곳없이 사업계획과 공사를 추진하다가 사달이 난 셈이다.

중구는 임대주택 예정지 바로 옆 아파트 측의 양해를 구해 아파트를 가로지르는 내부도로를 임시 공사도로로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착공 후 아파트로 연결되는 도로변에 있는 주민이 오가는 공사차량에 진동과 소음 피해를 강력하게 제기하는 바람에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중구는 지난 5년간 사업비 52억원 가운데 이주보상비와 부지 매입비 등 30억원과 공사비 등 상당 부분을 사용한 상태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생활보호대상자나 기초수급자 등을 위한 임대주택을 계획하다 보니 주차장이나 차도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주민 반발이 심해 임대주택 대신 공원이나 녹지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부산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가 임대주택을 건립하면서 보여준 행정처리도 미숙했다.

중구는 기존 주민 89가구를 내보내고 임대주택 규모를 56가구로 정했다.

그러나 임대주택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해 다시 68가구로 늘렸다가 결국 계획에 턱없이 못 미친 18가구로 확정했다.

또 사업비 부족과 수차례 계획변경으로 부산시에 보금자리 주택사업을 신청하고 부산도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사업 참여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사방이 꽉 막힌 임대주택 건립예정지에 진출입 도로가 확보되지 않은 이유가 컸다는 후문이다.

금동욱 중구의회 의원은 “도로 하나 확보하지 않고 사업을 밀어붙인 무책임한 행정에 기가 막히고 임대주택 주민에게는 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발상이 너무 한심하다”며 “막대한 예산을 낭비해 기존 주민만 내쫓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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