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품 기억하기 위해 가져갑니다”

“세월호 유품 기억하기 위해 가져갑니다”

입력 2016-01-21 13:53
수정 2016-01-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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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 유류품 들고 안산으로 “아이들아 이제 그만 집에 가자”

“희생자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길 기원한다면 태워야 할 유품이지만, 기억하기 위해 가져가 보관할 겁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646일이 지난 21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청사 뒤편에 보관 중이 세월호 희생자의 유품과 탑승객의 유류품이 차곡차곡 차량에 실렸다.

‘흩어진 기억을 진실의 품으로’라고 적은 펼침막이 내걸린 차량에는 세월호 가족, 기록팀, 자원봉사들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진 희생자들의 옷, 가방, 신발 등이 차곡차곡 쌓였다.

“하나, 둘, 셋…천백육십구.”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에는 이름 대신 1천169개의 번호가 하나하나 붙어 있었다.

맹골수도의 거센 물살에 휩쓸려 녹슨 가방, 진흙이 덕지덕지 묻어 제모습을 찾기 어려운 옷가지 등은 시간이 점차 지운 세월호 참사 당시 참혹함을 기억 속에 되살렸다.

그 속에는 세월호 이준석 선장의 배낭도 있었다.

대부분의 유류품이 주인을 찾지 못해 장시간 보관 중이지만, 이 선장의 가방은 감옥에 있는 주인이 찾아가지 못해 세월호 희생자들 유품 사이에 비닐봉지에 꽁꽁 싸여 숨어 있었다.

이날 유류품 이송 작업을 함께하던 단원고 희생자의 한 아버지는 사건 직후 아들의 옷가지를 찾아 받았지만, 여태까지 빨지도 못하고 꺼내보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단원고 2학년 1반 김수진 학생의 아버지 김종기(52) 씨는 유류품을 하나하나 나르며 “유류품을 보니 여기에 아이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상자 안에 갇혀 있는 거 같다”며 “이 물건들을 들고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만날 줄 알았는데 유품으로 다시 만나게 돼 아프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자원봉사자 송정근(56) 씨는 “가족들이 아플 것 같아 회사 월차를 내고 진도에 함께 왔다”며 “안타깝고 가슴 아파 견디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유류품 중 누군가의 여행가방을 하나 꺼내 들고 안산으로 떠나기 전 진도 팽목항을 찾은 가족들은 등대 길과 임시 분향소를 들러 아이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거나, 국화꽃을 조용히 놓았다.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 정성욱(희생자 정동수 학생의 아버지)씨는 팽목항 등대 길에서 “뒤늦게나마 (유품과 유류품을) 데려간다”며 “아이들아 이제 그만 함께 집에 가자”고 외쳤다.

가족협의회와 4·16 기억저장소 측은 안산으로 가져간 유류품을 자원봉사자들과 하나하나 꺼내 씻고, 사진 찍어 주인을 찾아주거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만한 장소에 보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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