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끊기고 신선식품 바닥나 주민 불편…“고립 마을 없어”육지 출장나온 최수일 군수 일주일째 울릉에 가지 못해
“겨울에는 늘 눈이 많이 오니 그러려니 합니다. 미리 준비도 해놔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밖에 못나가는 게 불편할 뿐이지요.”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에서 야영장식당을 운영하는 윤영민씨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나리는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평지를 이루는 나리분지로 유명한 곳이다.
현재 나리분지를 비롯해 울릉도 전역에는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100㎝ 이상의 눈이 내렸다.
윤영민씨는 “울릉 주민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일에 익숙해 다들 식량과 연료를 넉넉하게 준비해 놓고 산다”고 말했다.
쌀, 라면, 김치, 된장 정도만 있어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울릉군도 제설 장비를 갖춰 눈을 치우는 데는 말 그대로 ‘선수급’이다.
군은 23일과 24일 공무원을 비상소집해 일주도로를 비롯해 도동리 일대 눈을 치우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생활에 불편한 점은 한둘이 아니다.
당장 7일째 여객선이 끊겨 육지에서 채소, 우유 등 신선식품이 들어오지 않았다.
울릉군이 파악한 결과 24일 현재 완전히 고립된 마을은 없다.
그러나 제설차가 큰길에 눈을 치우기는 하지만 골목길이나 집 주변까지 치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민은 자력으로 집에서 큰길까지 눈을 치워야 하나 워낙 많은 눈이 내려 애를 먹고 있다.
산골마을에 사는 주민은 집 주변 눈을 치우기도 어려워 눈이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상태다.
사실상 고립된 생활을 하는 셈이다.
울릉읍 사동리 주민 정모(54)씨는 “지금은 눈을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고 차도 다닐 수 없으니 눈이 그칠 때까지 집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주민은 눈을 반기기도 한다.
이번 겨울에는 울릉도에 내린 눈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봄 가뭄을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주민은 많은 눈이 내려 가뭄 해소는 물론, 고로쇠 채취나 산나물 농사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국제교류 협력을 위해 지난 8일 울릉도를 떠나 미국 투산시와 텍사스주 그랜프레리시를 방문한 최수일 군수는 지난 18일 귀국했으나 배편이 끊겨 지금까지 울릉도에 들어가지 못하고 육지에 머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