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놓고 내린 천만원 든 지갑 돌려주고 사라진 택시기사

승객이 놓고 내린 천만원 든 지갑 돌려주고 사라진 택시기사

입력 2016-05-29 15:35
수정 2016-05-29 15:3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갑을 찾아 돌려준 박상용 씨
지갑을 찾아 돌려준 박상용 씨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손모(62) 씨는 28일 오후 10시 50분께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택시에 탔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한 손 씨는 술에 취한 친구를 데려다주고 자신도 강남구 압구정동 집에 가려던 차였다.

11시가 조금 넘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술기운이 오른 탓인지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한 시간쯤 지나 자정을 넘긴 시각. 손 씨는 아내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

조금 전 자신을 내려주고 떠난 택시 운전 기사가 아파트까지 다시 찾아와 차 안에 놓고 내린 지갑을 돌려주고 갔다는 것이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택시기사는 손 씨가 뒷자리에 지갑을 놓고 내린 것을 발견해 지갑에 있던 신분증에 적힌 주소를 보고 아파트까지 찾아왔다. 아파트 경비원의 연락을 받은 손씨 부인이 경비실로 내려와 운전기사로 부터 지갑을 건네받았다.

지갑에는 신분증 말고도 손 씨가 거래처에 주려고 미리 인출한 5만 원짜리 현금과 수표를 포함해 1천만 원가량의 돈과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이 들어 있었다.

손 씨는 “고마운 마음에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돈도 물건도 그대로라면 내가 할 일 다 한 거다’라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지갑을 찾아 돌려준 개인택시 기사 박상용(63) 씨는 2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줬어야 하는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박 씨는 “운전 중에는 대개 뒷좌석을 안 보게 되는데 승객이나 저나 운이 좋아서 용케 지갑을 찾게 됐다”며 “서둘러 발견하지 못했다면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체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다 외환위기 때 실직한 후 18년간 택시를 몰았다는 박 씨는 “그동안 지갑도 많이 찾아줬고 휴대전화는 그보다 더 자주 찾아줬을 것”이라며 웃었다.

박 씨는 “제가 성격이 급해서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물건을 잃어버린 주인부터 찾아갈 것”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