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로 드러난 인제학원·백병원 ‘민낯’

검찰 수사로 드러난 인제학원·백병원 ‘민낯’

입력 2016-05-30 16:11
수정 2016-05-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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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결과로 드러난 인제학원과 백병원의 범죄 혐의는 다양하고 매우 불량하다.

전형적인 갑질 범죄인 데다,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 집단인 사학재단과 대학병원 구성원들이 저질렀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검찰이 낸 자료를 보면, 백낙환(89) 전 인제학원 이사장은 자신과 가족 명의 지분으로 간납업체 I사를 차리고, 수십 년간 알고 지내는 박모(60)씨를 대표로 앉혔다.

I사는 전국 백병원 5곳에 의약품, 의료기기, 부식, 사무용품 등 병원에서 쓰는 거의 모든 용품 구매업무를 위탁받아 대행하는 업체다.

2009년∼2014년 전국 백병원 5곳은 매년 적자를 기록해 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I사 등 백 전 이사장과 가족이 사실상 소유한 간납업체 2곳은 이 기간 1천2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 중 112억원이 백씨와 가족, I사 대표 박씨 등에게 배당금으로 돌아갔다.

백씨와 박씨는 간납업체 배당금을 챙기고도 장례식장과 커피숍, 식당 등 백병원 입점업체 주인들에게서 10억원이 넘는 리베이트도 받았다.

10억원 대부분은 백씨에게 올라갔고, 그는 대부분을 개인 용도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씨는 간납업체 대표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 백씨 몰래 입법업체로부터 3억여 원을 받아 챙겼다.

전형적인 갑질 범죄 행태다.

해운대백병원 교수 주모(52)씨는 의약품 독점판매 대행업자 김모(49)씨가 제약회사에 다닐 때부터 친했다.

김씨는 주씨에게 운전 등 각종 심부름, 골프와 향응 접대, 숙소 예약과 결제, 해외여행 동반과 경비 부담 등을 해주면서 친해졌다.

김씨는 주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제약회사와 특정 의약품에 대한 수수료를 ‘개당 30%’로 받는 독점판매 대행계약을 맺었다.

주씨는 그 대가로 김씨에게서 월 156만원에 이르는 아우디 승용차 할부금을 6년 넘게 대납받았다.

대납받은 할부금만 1억2천만원이 넘는다.

부산 백병원 행정부원장이자 백낙환 전 이사장의 6촌인 백모(51)씨는 병원 부하 직원들을 동원해 딸이 백병원에 채용되도록 비리를 저질렀다.

올해 초 3명을 뽑는 백병원 행정직 신규직원 공채에 328명이 지원했다. 경쟁률만 109대 1.

백씨 딸은 28명을 뽑는 서류전형과 12명을 뽑는 2차 재단본부 면접을 거쳐 11등으로 최종 면접에 간신히 올라왔다.

면접위원이었던 경리부장 남모(42)씨는 백씨 지시를 받고 면접 질문을 빼내 모범 답안과 함께 백씨에게 보냈다.

백씨 딸은 모범 답안을 줄줄 외워 최종 면접 성적이 크게 올라 3등으로 합격했다.

해운대백병원 직원은 사립학교법에 따른 교직원으로 7급 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주씨는 백병원 부원장이라는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딸을 부정한 방을 써 병원 직원으로 채용되게 했다.

나머지 지원자들은 채용과정에 이런 비리가 있었는지도 모른 채 자신의 실력만 탓하며 불합격의 고통을 겪은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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