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예상문제 선정 경위 등 추궁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2일 치러진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받는 학원 강사 이모(48)씨를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학원 수강생들에게 예상문제를 미리 알려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 사전에 문제를 입수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혐의 중 일부는 인정하고 일부는 부인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구속영장 신청은 검토하지 않고 있고, 추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한두 차례 더 소환 조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씨는 수능 6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학원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모의평가 국어 영역에서 중세국어 문제가 비(非)문학 지문으로 나오고 고전 시가에서는 ‘가시리’, ‘청산별곡’, ‘서경별곡’, ‘동동’, ‘정석가’ 중에서, 현대소설에서는 ‘삼대’, 고전소설에서는 ‘최척전(傳)’이 출제된다고 말했다. 이 강의 내용을 필기한 사진 파일이 평가 전 학생들에게 돌았고, 실제 2일 모의평가 국어 영역에서는 이씨가 강의했던 대로 출제됐다.
이씨는 서울 강남과 노량진 등 학원 여러 곳에서 강의하는 유명 강사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이달 3일 이씨의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하고, 이씨가 강의하던 학원에서도 강의안 등을 입수해 문제 유출 여부를 수사해 왔다.
한편, 경찰은 같은 시험 수학 영역에서도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서울신문 2016년 6월 6일 9면>에 대해서 수사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대입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 글은 수학 영역 3개의 문항이 어느 유형으로 출제될지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06-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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