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향욱 정책기획관 “민중은 개·돼지” 망언…교육부, 대기발령 조치(종합)

나향욱 정책기획관 “민중은 개·돼지” 망언…교육부, 대기발령 조치(종합)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7-09 14:17
수정 2016-07-09 19: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연합뉴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연합뉴스
野, 일제히 “경악·섬뜩·참담”…당사자 파면 및 교육부 쇄신 촉구

교육부는 술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향욱 정책기획관(47)에게 9일 대기발령을 내렸다. 교육부는 나 기획관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판단하고, 경위조사를 거쳐 이같이 조치했다.

교육부는 “나 정책기획관이 과음한 상태에서 기자와 논쟁을 벌이다 실언한 것”이라며 “소속 공무원의 적절하지 못한 언행으로 국민에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나 기획관의 발언은)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할 망언으로 한국 교육부의 고위 관료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해 즉각 파면을 촉구했다.

정의당 또한 “국민들을 동물에 비유하고 신분제를 신봉하는 듯한 말이 섬뜩하다”면서 “얼마 전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는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과 ‘학생들은 빚이 있어야 한다’는 한국장학재단이사장의 망언이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했다”라고 박근혜 정부 이래 고위공직자의 망언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발언 당사자인 나 기획관을 비롯해 교육부의 대대적 쇄신을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나 기획관은 전날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기자와 식사하던 중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나 기획관은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를 인용, “민중은 개 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육부의 고위 간부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면서 신분제에 대한 ‘소신’을 밝힌 것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네티즌들은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런 사람이 교육을 만드니 교육이 이 모양”, “할 말 못할 말 구분도 못하는 놈을 정책기획관에 앉혀놓을 수가 있나. 교육부 수준이 눈에 보인다”, “개 돼지만도 못한 놈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바마가 백인이었구나. 몰랐네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2~3급 고위공무원에 해당하는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교육부의 주요 정책을 기획하는 핵심 보직이다.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지방교육자치과장 등을 거쳐 올해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나 기획관은 저녁식사 후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 편집국을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