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4시간 파업 확정…대우조선·삼성중 미정, STX·현대미포 불참
국내 조선업계 노조가 구조조정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 등을 이유로 연대파업에 나서기로 한 오는 20일 참여규모에 관심이 쏠린다.조선노동조합연대(조선노연)는 지난 13일 회견에서 5개사는 파업을 결행하고 3개사는 결의대회를 여는 방식으로 참여하되, 연대파업에는 3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장마다 사정이 모두 다르고 일부 조선소가 여름 집단휴가에 들어간데다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노조도 있어 연대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진 미지수다.
파업에 동참하기로 한 조선소 노조도 구체적인 파업일정이나 참여규모를 정하지 못했다.
이번 연대파업은 조선업 불황과 그에 따른 구조조정 등을 놓고 예상되는 올 ‘하투(夏鬪)’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선노연 소속 노조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와 성동조선해양, STX조선, 한진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8개사 노조와 노동자협의회(삼성중)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한 데다가 회사 구조조정까지 겹치자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조는 파업 첫날 회사의 분사 구조조정 대상인 설비지원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오후 2시부터 3시간동안 파업을 한다.
전체 1만5천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지원사업 부문(종업원 900여 명 가운데 조합원 700여 명)만 파업하는 것이어서 생산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0일에는 전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관으로 태화강 둔치에서 열리는 울산노동자대회에 현대자동차 노조와 함께 한다.
현대중 노조는 오는 22일에도 오전 9시부터 7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6월 14일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현재까지 9차례 교섭을 했다.
이 회사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해 20일 조선업종 노조연대 파업에는 동참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거제 대우조선 노조는 조선업종 노조연대 파업에 동참한다는 원칙만 세워뒀을 뿐 이날 오후까지 어떤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할지 결정짓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 참여 원칙은 세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파업에 나설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 측은 당초 20일 오후 통영시 통영항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성동조선 노조와 함께 구조조정 철회 등을 촉구하는 연대 거리시위를 펼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 노동자협의회(노협)도 대우조선 노조와 입장이 비슷하다.
노협 관계자는 “20일 연대파업 참여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다만 노사 대화 채널이 열려 있는 만큼 그 이전이라도 노사 타협이 이뤄지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협은 이에 따라 19일까지는 파업참여의 구체적인 방법 등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극심한 수주가뭄 속에 올해 들어 단 한 척의 선박도 따내지 못했던 삼성중이 3조원 가까운 규모의 해양플랜트 사업을 사실상 수주하고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사 관계와 이번 파업에도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 노협 관계자는 “수주와 관련, 사측으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확정된 것도 아니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STX조선 노조는 이번주 노조원들이 모두 집단 여름휴가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파업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통영 성동조선 노조는 20일 오후 3시부터 2시간동안 통영항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구조조정 철회 등을 요구하는 거리시위를 펼치기로 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정한 연대파업에는 조선소 노조 및 노협 모두가 찬성했지만 사업장 별로 상황이 달라 입장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8개 조선소 노조·노협이 모두 연대파업에 참여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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