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넥슨 티셔츠 논란에 “양아치 같은 승리…나도 메갈리안이다”

진중권, 넥슨 티셔츠 논란에 “양아치 같은 승리…나도 메갈리안이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7-28 14:25
수정 2016-07-2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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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27일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메갈리안 논란’과 관련, 소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진 교수는 “나 같은 ‘한남충’ ‘개저씨’의 눈으로 봐도 너무들 한다”며 “메갈리안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빌어먹을 상황은 나로 하여금 그 비열한 자들의 집단을 향해 이렇게 외치게 만든다. ‘나도 메갈리안이다’”라고 말했다.

또 “일베는 수면 위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것을 떠받치는 것은 자신은 일베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야무지게 착각하는 빙산의 거대한 밑동”이라며 “설사 메갈의 ‘미러링’에 짜증을 내더라도, 동시에 헤아려야 할 것은 여성들이 대체 왜 저렇게 화가 났을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넥슨의 게임 ‘클로저스’의 캐릭터 연기를 맡은 성우 김자연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I don‘t need a hero. I need a friend”(내게 영웅은 필요 없다. 친구가 필요하다)라는 게시글과 함께 ’GIRLS Do Not Need A PRINCE‘(여자에게 왕자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씌여진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 이 티셔츠는 반(反) 여성혐오사이트 ‘메갈리아’가 지난해 판매한 것이다.

김자연 성우는 메갈리아를 인증했다는 논란과 함께 넥슨과 게임 개발사인 나딕게임즈로부터 성우 교체 통보를 받았다.

진 교수는 “초라한 남근들이 다발로 묶여 큰 승리를 거둔 모양이다”라며 “이 빛나는 승리를 논쟁과 토론으로 얻어냈다면 참 귀했을 것이나, 남의 밥줄 끊어놓겠다는 비열한 협박으로 얻어낸 양아치 같은 승리라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평했다.

또 “메갈의 ‘미러링’은 그저 일베만을 상대로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베는 큰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일베와 다르다고 굳게 믿는 남자들이 일상에서 밥 먹듯 저지르는 성차별적 언행”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진 교수는 “남성 혐오에 발끈하는 남자들이 깨달아야 할 것은 여성들이 그 이상의 험악한 발언들을 지금까지 늘 들어왔으며 앞으로도 평생 듣고 살아야한다는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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