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 내린 ‘김영란법 전야’…손님 발길 ‘뚝’

추적추적 비 내린 ‘김영란법 전야’…손님 발길 ‘뚝’

입력 2016-09-27 21:59
수정 2016-09-2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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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흥청망청’ 모습 찾기 힘들어

사건팀 =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하루 전인 27일 저녁 서울 도심의 한정식집 등 고급 식당가는 한산했다.

공무원, 언론인 등이 김영란법 시행 전 마지막으로 흥청망청 ‘술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이 같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한정식집은 법 시행 전날 많은 손님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리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탓인지 좀처럼 붐비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평소 같으면 접대 손님으로 붐볐을 도심의 주요 한정식집은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와 맞물려 휑해 보이기까지 했다.

경복궁 인근의 한 한정식집에는 10여 개 방 중에서 3개만 손님을 받고 장사 중이었다. 그마저도 접대 손님은 없었다.

종업원 양모(45) 씨는 “두 팀 정도 예약 손님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비가 와서인지 저녁 장사 시작 전에 취소하더라”며 “손님들이 몸을 사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입소문 난 한정식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사동도 마찬가지였다.

한 식당에서는 평소 같으면 손님들이 떠드는 소리로 시끄러웠을 오후 8시께 벌써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손님이 있는 테이블은 두 개뿐이었다.

사장인 김모(61·여)씨는 “김영란법이 시행될 때부터 손님들이 조심한다고 발길이 뜸해졌다. 지금 있는 손님도 예약한 사람이 아니라 장사 안 될까 봐 지나가다 들른 단골”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 씨는 “손님들이 술은 슈퍼에서 사 와서 먹어야겠다고 하니 이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음식을 줄여서 2만9천원짜리 메뉴를 만들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식당가도 마찬가지였다. 서초동의 한 고깃집에서는 단 한 테이블에서만 공무원과 기자들의 술자리가 벌어졌다.

공무원인 A 씨는 “아무래도 법 시행이 되면 외부 시선이 의식될 것 같다”면서 “오늘 아는 기자들과 편하게 술잔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음식점 사장은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손님이 평소보다 많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장 음성적인 접대가 은밀하게 이뤄지는 룸살롱 등 유흥업계에서도 ‘김영란법 전야 특수’는 없었다.

강남 선릉역 인근에서 룸살롱을 운영하는 정모 씨는 “법 시행 전날이라 손님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오히려 썰렁한 것 같다”며 “정말 김영란법 때문에 앞으로 영업에 타격을 받는 게 아닌지 걱정되는 밤이다”라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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