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을 잡아 먹다니’…실종 대형견 잡아먹은 ‘이웃들’

‘애완견을 잡아 먹다니’…실종 대형견 잡아먹은 ‘이웃들’

입력 2016-10-04 09:44
수정 2016-10-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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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강력 처벌 원해”…경찰 ‘점유물이탈 횡령’ 혐의로 3명 입건

실종됐던 대형 애완견이 나흘 만에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잡혀먹힌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실종된 올드 잉글리시 쉽독. [주인 제공 = 연합뉴스]
실종된 올드 잉글리시 쉽독. [주인 제공 = 연합뉴스]


실종 대형견 찾는 플래카드. [주인제공 = 연합뉴스]
실종 대형견 찾는 플래카드. [주인제공 = 연합뉴스]
전북 익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대형견인 ‘올드 잉글리시 쉽독’ 8마리를 키우던 A씨는 지난달 26일 애완견 중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

A씨가 문을 세게 닫으면서 ‘쾅’소리가 나자 성격이 소심한 편인 애완견 ‘하트’(10년생)가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A씨는 종종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던 하트가 다음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실종 전단을 만들어 마을과 주변 마을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러던 중 집에서 4㎞ 정도 떨어진 한 다리 밑에서 하트와 유사하게 생긴 개를 봤다는 제보를 듣고 목격된 장소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과 버스기사 등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했다.

A씨는 ‘개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누군가 개를 트럭에 태워 데려갔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경찰 조사결과 인근 마을에 사는 B(73)씨 등 4명이 하트를 1t 트럭에 실어 마을회관으로 데려간 뒤 그곳에서 도살해 고기(40㎏)를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증인들은 개 주변에 둔기를 든 50∼60대 남성 3명이 서성였다고 진술했다.

A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의 증언을 들어 봤을 때 하트가 아직 숨을 쉬고 있었던 정황이 있고, 트럭과 오토바이가 개가 발견됐던 다리 주변을 서성였다는 증언도 있다”며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개를 데려다가 잔인하게 도살해 먹은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10년을 함께 지낸 가족 같은 아인데 뼈만 남은 채 돌아왔다”며 “누가 봐도 집에서 기르는 개처럼 생겼는데 설사 죽었다 하더라도 주인을 찾아줘야지 잡아서 먹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B씨는 경찰에서 “도로에 큰 개가 죽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봤다. 일반 개(식용)하고는 달라 보였지만,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개를 잡아 나눠 가졌다”고 진술했다.

A씨는 개를 잃어버린 상황과 도살을 당한 과정 등을 상세히 적어 다음 ‘아고라’에 청원 게시글을 올렸고, 1만명 모집에 현재 4천270여명이 동참했다.

그러나 B씨 등에게 동물학대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개가 죽은 뒤 이를 들고 와 도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탐문수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게 나온 상태”라며 “오늘(4일) 피의자 조사를 받으면서 학대 정황 등을 정확히 살펴볼 계획이다. 만약 사후 개를 가져간 것이라면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4일 개를 가져다 먹은 B씨 등 3명을 점유물이탈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1t 트럭을 운전한 C씨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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