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교권보호법 처벌규정 미비…교사 보호 강화해야”

“현행 교권보호법 처벌규정 미비…교사 보호 강화해야”

입력 2016-10-11 16:38
수정 2016-10-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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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대한변협 ‘교육활동 보호제도 현황과 과제’ 공동심포지엄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의 폭언이나 폭행·협박 등으로 교육활동을 침해당할 때 교원을 보호하는 법체계가 정비됐지만, 실질적으로 교권을 보호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대한변호사협회가 11일 대한변협회관에서 개최한 ‘교육활동 보호제도의 현황과 과제’ 심포지엄에서는 교권 침해학생의 학부모에 대한 과태료 부과 추진에 대한 찬·반 의견과 함께 교권 침해 사안의 사법기관 고발 의무화 등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됐다.

교총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고 있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권보호법)의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발제자로 나선 이종근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먼저 현행 교권보호법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그는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방향’ 발표에서 “교원에 대한 부당한 폭행·협박 등의 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교원 사기 저하는 물론 학생의 학습권 침해도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법제적 보호방안 마련이 매우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행 교권보호법에는 교육활동 침해학생의 보호자가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마땅한 제재 조치를 규정하지 않아 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교권보호법을 개정해 관할청에 해당 교원의 사용자로서 법적 조치의 책임을 부과하는 한편, 정당한 사유 없이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지 않는 보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당한 교육활동과 관련해서 손해가 발생할 경우 교원에게 민사상 책임을 부과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적 요건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최근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해 학교장과 교원에게 민사상의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판결이 나오는 등 교원의 법적 지위가 불안한 상황”이라며 “정당한 교육활동과 관련해 손해가 발생할 시 교원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을 엄격히 정해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교권 침해 학생의 학부모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방안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었다.

이상훈 인천마전초등학교 교감은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운영 및 절차에 관한 실무적 문제와 개선점’ 발표에서 “일부 교직단체는 학생 교육에 1차적 책임이 있는 학부모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학생의 부모라 해도 교육활동침해의 주체가 아닌 사람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학부모의 교사 폭행 등이 발생할 경우 학교가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감은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 침해에 대해 학교가 대응할 방법에 한계가 있다면서 ”학생인 경우 법과 규칙에 따라 선도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지만,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 침해는 명백한 위법행위가 아닌 이상 공권력에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차원에서 학부모 등에 의한 폭행 등 심각한 교권 침해가 생기면, 교권 침해 사안이 상호 간 조정되지 않고 피해 교사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학교가 대신해 사법기관에 고발하도록 하는 제도를 의무화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른 발제자인 이희관 변호사(대한변협 교육인권소위 부위원장)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방해한 학생을 강제로 전학시킬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경우 관계 법령으로 전학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지만, 교권 침해학생의 경우 마땅한 근거 법률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활동 침해를 이유로 하는 강제전학의 근거 법령은 존재하지 않기에 현행 법체계 하에서는 교육활동침해 학생에 대한 강제전학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보다 적절한 징계를 위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쳐 징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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