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서울시내 호텔에 있었다”…계속 대책 논의한 듯

31일 오후 ‘비선 실세’ 의혹의 장본인 최순실(60) 씨가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언론과 최씨가 벌인 31시간 ‘숨바꼭질’도 끝났다.

전날 오전 7시 35분께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최씨의 행적은 그가 검찰에나타나기까지 오리무중이었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출두한 후 기자들을 만나 “어제(30일) 자택에 들어가기 어려워 (서울 시내)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최씨는 입국 후 고급호텔 중 한 곳으로 향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 투숙정보 보안에 철저한 데다 사람들의 눈이 잘 띄지 않는 외진 곳을 골라 국내 측근들이 준비해놨다면 특별히 지체되는 시간 없이 곧장 여독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 입국 후 이 변호사가 경기도 청평으로 향하면서 최씨가 청평 주변의 고급별장에 머무르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최씨가 서울 시내의 호텔에 머무른 게 사실이라면 이 변호사는 기자들을 따돌리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

장소야 어디가 됐든 조용한 곳에서 30시간 남짓 머무를 수 있었던 만큼 최씨는 검찰에 출두했을 때어떻게 조사에 응할지를 비교적 차분히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씨가 검찰에 출두한 뒤 이 변호사는 “조사가 계속 이뤄질 것인 만큼 현재는 다른 로펌 소속 변호사가 입회해 변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이 변호사가 취재진을 끌고 청평과 서울 옥수동 자택을 오가는 동안에도 다른 변호사들이 최씨와 함께 검찰 수사 대비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도 최씨의 외부 노출을 우려한 이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나 최씨 측근과 전화 통화로 검찰 출두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도 이 변호사는 강남 사무실에 머물러 전화로만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한번 검찰에 나가면 긴급체포될 가능성도 있었던 만큼 현재 입회해 함께 있는 변호사들과 검찰 출두 전 막판까지 계속 대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