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장비 챙겨주며 잘 다녀오라 배웅했는데”…사고 산악회 침통

“산행장비 챙겨주며 잘 다녀오라 배웅했는데”…사고 산악회 침통

입력 2016-11-06 14:23
수정 2016-11-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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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2번씩 일요일 산행…산악회장 “50대 중반∼60대 후반이 대부분”

“아침에 산행 장비를 챙겨드리면서 잘 다녀오라고 배웅까지 했는데….”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전도 사고 소식을 접한 경기도 수원시 모 산악회 회장 A씨는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침통한 마음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A씨는 오전 7시께 수원 화성행궁에서 출발해 대둔산으로 산행을 가던 회원들에게 무전기 등 산행 장비를 챙겨주면서 배웅을 하고 돌아온 뒤, 처참한 사고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개인 사정으로 이번 산행에 참여하지 못해 화를 면했다.

A씨는 “대둔산 산행은 오래전부터 계획했으나 나는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며 “화성행궁에 모인 회원들에게 장비를 챙겨주고 인사하고 돌아왔는데 버스가 넘어지는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산악회는 비전문 산악회로, 사고로 숨진 전 회장 이모(70대)씨가 5년 전 만들어 한 달에 2번씩 일요일마다 산행했다.

정회원은 20여 명 수준이지만,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어 실제로는 150여 명이 이 산악회를 통해 산행을 함께 했다고 한다.

이번 대둔산 산행에도 모두 46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대는 50대 중반부터 60대 후반까지 다양하고, 70대도 4∼5명이 포함돼 있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코스를 2개로 나눠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이들은 배티재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몸이 불편한 이들은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계획했다고 A씨는 덧붙였다.

그러나 즐거워야할 산행길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회원 4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사망자 중에는 5년 전 산악회를 결성한 전 회장도 포함돼 있다”며 “그는 산악회 회원들을 잘 챙겨줬고, 회비가 남으면 지역 소외계층에 쌀을 사다가 전달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침통해 했다.

또 사고를 낸 모 관광회사 버스는 매번 이용하던 버스라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우리 산악회는 사고를 낸 버스(회사)를 매번 이용했으나 수년간 단 한 차례의 사고도 난 적이 없었다”며 “버스기사도 항상 같은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2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도로 옆에 설치된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우측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나 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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