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에 ‘엄마표 김치’ 베푼 미화원들

자취생에 ‘엄마표 김치’ 베푼 미화원들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12-12 20:56
수정 2016-12-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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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 청소 용역 심현주씨 앞장

학교·방호원·유학생 등도 참여
김장 250포기 이웃 주민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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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청소 미화원과 학생들이 김장을 담가 이웃, 학생들과 나눴다. 숙명여대 제공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청소 미화원과 학생들이 김장을 담가 이웃, 학생들과 나눴다.
숙명여대 제공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순헌관 광장에서는 김장 잔치가 열렸다. 청소 미화원들과 학생 50여명이 모여 함께 김치를 담가 180포기는 인근 지역 이웃들에게, 70포기는 재학생 30명에게 전달했다.

청소 미화원들과 학생들이 함께 김장을 하게 된 것은 숙대에서 6년간 청소용역 미화원으로 일한 심현주(63)씨의 아이디어였다. 심씨는 “학교에서 일하는 동안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나 혼자 하려고 했는데 미화원 동료들이 돕기로 했고,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교와 학생들까지 도왔다”고 12일 말했다.

그는 “예전에 기숙사에 사는 한 학생이 아는 사람에게서 김치를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며 “그 모습을 보며 언젠가 김치를 담가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심씨가 자비로 김장 재료를 마련했고, 이후 동료 미화원들도 비용을 보탰다. 교내 보안을 담당하는 방호원도 돕겠다고 나섰고 학교에서 금일봉을 전달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페이스북에 ‘내가 김장 김치를 받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김치 받을 사람을 뽑는 이벤트를 했는데 수십명이 신청했다.

김장 행사에는 강정애 총장을 비롯해 교수와 재학생, 외국인 유학생도 참가했다. 김장 선물을 받은 학생들도 청소 미화원과 방호원에게 답례 선물을 전달하기로 했다. 총학 비대위는 최근 이 선물을 구매하기 위해 모금을 진행했다. 대학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어려운 주민들을 돕고 학생들도 돕는 기회가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12-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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