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 발생 2주일…시간이 멈춘 듯한 서문시장 4지구

대형 화재 발생 2주일…시간이 멈춘 듯한 서문시장 4지구

입력 2016-12-13 13:49
수정 2016-12-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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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방에 붙은 화재 분진 떨고 정리한다”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2주가 다 돼가는 13일 대구 서문시장은 마치 폐허를 한가운데 떠안은 듯한 모습이다.

시장 밖에서 통로를 따라 불이 난 4지구 쪽을 가다 보면 불이 꺼진 지 열흘이 지났는데도 매캐한 냄새가 가시질 않았다.

인근 상가에서는 밤새 쳐놓은 천막을 걷고 물건을 들이며 하루를 열었지만, 오전임을 고려해도 전통시장다운 활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울타리를 쳐 놓아 저층에서는 안을 잘 들여다볼 수 없으나 위쪽으로 시커멓게 드러낸 4지구 건물 모습은 불이 꺼진 뒤 시간이 완전히 멈춰버린 듯했다. 울타리 주변에 피해 상인들이 점포 임시 이전과 관련한 정보 등을 담아 눈에 띄는 색깔로 붙여놓은 메모만이 재기 의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4지구 인근 아진상가에서 가방을 파는 한 50대 여성은 “지금도 가방에 붙은 화재 분진을 떨고 정리한다”며 “화재 상황이 궁금한 이들이 많이 오가지만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은 줄어 불이 나기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도 안 될 듯하다”고 걱정스러워했다.

인근 동산상가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40대 여성도 “확실히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큰불이 잊을만하면 나니 전통시장이라는 공간이 늘 불안, 불안하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시장에 아침 식사를 하러 왔다는 자영업자 최지규(44)씨는 “불난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기까지 길고 고단한 과정이 있겠으나 영남 최대 전통시장이라는 명성을 되찾지 않을까 한다”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4지구 인근 농협 건물에 들어선 비상대책위원회에는 아침부터 피해 신고를 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의류점을 운영한 한 피해 상인은 “피해액이 4천만원에서 5천만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정리되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을 오가며 일이 어떻게 수습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679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타는 바람에 피해가 1천억원대 이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아직 피해 내용을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알 순 없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일일이 접수하고 매일 회의를 열어 대체 상가로 선택한 베네시움 쇼핑몰을 어떻게 활용할지, 행정기관에 어떤 지원 요청을 할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과거 2지구 화재 때도 대체 상가로 쓴 베네시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대구 중구에 통보해 구청 측이 이를 검토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베네시움 건물이 빈 지가 오래된 데다 개별 소유주가 많아 임차계약이 가능한지 아닌지 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 측은 조만간 경찰 화재원인 감식 결과가 나오고 피해품 확인 절차 등을 거치면 4지구 건물 철거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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