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장’에서 ‘法꾸라지’로…특검 칼날 앞에 선 김기춘

‘왕실장’에서 ‘法꾸라지’로…특검 칼날 앞에 선 김기춘

입력 2017-01-17 09:51
수정 2017-01-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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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 총지휘 의심…직권남용 피의자로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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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윗선으로 꼽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7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윗선으로 꼽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7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기춘(79·고등고시 12회 사법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 집안과 2대에 걸쳐 인연을 맺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1970년대 초 법무부 검사로 재직하며 유신헌법의 초안을 만드는 실무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박정희 전 대통령 말년에는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했다.

1980∼90년대에는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잇달아 역임했다.

박 대통령과는 2000년대 중반 국회의원 시절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청와대 2인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을 지내며 막강한 지위와 권한을 누렸다.

그랬던 그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에는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해 법률 지식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의미로 ‘법(法)꾸라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 ‘김기춘’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연관 검색어로 ‘모릅니다’가 뜰 정도로 ‘모르쇠’의 대명사가 됐다.

가까이에서 모신 박근혜 대통령이 민간인인 측근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의존하며 이득을 챙겨주려 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음에도 그는 “최순실을 모른다”고 주장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의원이 공개한 토론회 영상에 자신이 최씨의 실명을 거론하는 장면이 나오자 김 전 실장은 “최씨 이름을 못 들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꿔 위증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신이 ‘총지휘자’라는 의혹을 받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서도 그는 역시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전 실장 소환을 계기로 그와 박영수 특검의 개인적 ‘인연’도 새삼 눈길을 끈다.

박 특검은 과거 1998년 ‘5공 비리 수사’ 당시 수사총괄팀장을 맡았고 수사 결과 발표문 작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검찰총장으로 수사를 지휘하고 보고를 받은 인연이 있다.

박 특검은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실장 수사를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분 논리가 보통이 아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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