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묵 등 저가특산품 ‘설 선물용’ 인기…청탁금지법 영향

김·어묵 등 저가특산품 ‘설 선물용’ 인기…청탁금지법 영향

입력 2017-01-19 07:27
수정 2017-01-1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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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설을 앞두고 저가 지역 특산품이 설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고가 상품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5만원 이하 상품군 판매는 급증하는 등 법 시행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도 수십만원대 고급 한우세트보다는 2만∼3만원대 통조림 세트가 설 선물용으로 인기를 끄는 등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구매 패턴을 보인다.

◇ 주문량 증가에 특산물 제조업체 작업 연장

전국 최대의 맛김 생산지인 충남 보령의 맛김 제조업체들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보령우체국에 따르면 지난주 말까지 접수된 보령김 세트 주문 건수는 80만건에 달했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대표적인 맛김 제조업체 2∼3곳은 늘어난 주문량을 맞추려고 조업시간을 평소보다 5시간 늘려 오후 11시까지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우체국 관계자는 “선물 세트 대부분이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5만원짜리 이하로 구성돼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어묵도 청탁금지법 시행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만5천∼5만원대로 구성된 어묵 선물 세트 중 일부 제품은 동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덕분에 올해 설 선물 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했다.

명절 성수품인 곶감 역시 청탁금지법 수혜 품목 중 하나다.

5만원 이하의 선물 세트를 구성하기 좋은 데다 제사용품이어서 설 선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국 감 수확량의 7%를 차지하는 충북 영동에서는 한해 65만접(1접=100개)의 곶감이 생산된다.

곶감 생산업체 중에는 올해 선물용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생산량을 늘린 곳이 적지 않다.

임금님 진상품으로 잘 알려진 경기도 이천쌀도 설 선물용으로 불티나게 팔린다.

요즘 거래되는 이천쌀 가격은 10㎏들이 한포대에 3만1천원이다.

이천로컬푸드점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포대당 6만∼7만원의 20㎏들이 쌀이 선물용으로 잘 나갔지만,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인기 품목이 10㎏들이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백령도 특산물인 볶음잔멸치(1.5kg 5만원)와 중간멸치(1.5kg 4만원), 돌미역(1만2천원) 세트도 설을 앞두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대형 유통매장서도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량 증가

대형 유통매장에서도 5만원 이하 저가 선물 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전 최대 백화점인 갤러리아 타임월드의 올해 설 선물 세트 판매 추이를 보면 2만∼3만원대 상품군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통조림 세트(2만원대)와 배 세트(5만원대), 식용유 세트(2만원대)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설 고급 한우 세트(40만원)와 고급 과일 세트(10만원)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 비교할 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백화점 분석 결과 이들 제품 매출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 대전 둔산점에 따르면 5만원을 초과하는 선물 세트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20% 줄었다. 반면 2만∼3만원대 선물 세트 판매액은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조림류와 비누·치약 등 생활필수품 세트, 식용유 세트가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 15만원대인 한우 선물세트 판매는 20% 이상 줄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이 소비자의 선물 센트 구매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며 “앞으로 더 다양하고 실속 있는 저가형 선물 세트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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