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통가 맛집 경쟁 뜨겁다…상생이냐 종속이냐

부산 유통가 맛집 경쟁 뜨겁다…상생이냐 종속이냐

입력 2017-01-22 11:28
수정 2017-01-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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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백화점이 맛집으로 소문 난 전국의 식당을 매장 안으로 잇달아 끌어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이 식품관에 전국 유명 맛집을 유치해 사람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자 최근에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도 맛집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이달 새로 문을 연 6천여㎡ 규모의 대형 식품관에는 각종 신선식품 외에도 맛집으로 소문난 유명 업소 20곳이 입점했다.

피자, 햄버거, 한식, 튀김, 덮밥 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이 포함돼 있다.

개점 이후 이 식품관에는 30분 넘게 줄을 서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22일 지역 업계에 따르면 부산 유통가의 맛집 유치 경쟁은 2009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오픈과 함께 시작됐다.

지난해 3월 신세계가 백화점을 확장하면서 복합쇼핑몰에도 맛집을 추가로 유치했다. 샐러드, 디저트, 어묵, 수제비, 복요리 등의 식당만 20곳이 넘는다.

유통업체는 식당가를 확대하며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내세우지만 정작 노림수는 집객 효과다.

백화점 식당가에는 긴 줄은 기본이고 심지어 번호표까지 받아들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식당 손님이 쇼핑까지 하면서 백화점은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백화점에 입점한 유명 식당은 매장 확장으로 골목 상권에 머무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형무형의 이익을 얻고 있다.

유통가의 맛집 유치 경쟁 양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화점 주변 식당가는 식사 손님까지 대형 유통업체에 빼앗기고 있다며 따가운 눈길을 보낸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있는 서면의 한 식당 주인은 “백화점에 식당을 갖춘 대형 식품 판매장이 생긴 만큼 일반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지 않겠느냐”며 걱정했다.

이훈전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식당업은 대형 유통업체의 사업 영역이 아닌데도 맛집 열풍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식당을 유치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지역 맛집의 확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종속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맛집은 지역의 고유문화와 지리적 특성, 단골의 추억 등과 연결돼야 하는데 대형 유통업체 입점 경쟁으로 오히려 맛집의 강점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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