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눈도 관광자원” vs “주민 불편·사고 위험”

“쌓인 눈도 관광자원” vs “주민 불편·사고 위험”

입력 2017-01-22 12:08
수정 2017-01-2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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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내린 속초시, 제설작업 놓고 주민과 ‘이견’

“쌓인 눈도 관광자원입니다. 치우는데 돈도 많이 들고요.”(속초시), “통행이 불편하고, 사고 위험도 있으니 치워야 합니다.”(시민들)

지난 20일부터 많은 눈이 내린 강원도 속초시에서 눈을 치우지 않겠다는 시와 치워야 한다는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폭설로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진 영동지역 곳곳에서 제설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속초시에서는 다른 시군과 다른 모습이 빚어지고 있다.

과거 제설작업 때마다 도심지를 분주히 오가던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도로변으로 밀어낸 눈도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쌓여 있다.

속초시에서 이처럼 도심지 도로변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벌써 세 번째다.

이전에 두 번은 내린 눈이 많지 않고 따뜻한 기온으로 빨리 녹는 바람에 제설작업에 대해 시민들이 별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내린 양이 제법 많고 한파에 얼어붙기까지 한 이번 폭설에는 시민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제설작업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속초시는 앞으로 도심지 눈을 종전처럼 무조건 실어 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차량통행이 가능하도록 도로 위의 눈은 길옆으로 치우겠지만, 도로변으로 밀어낸 눈은 상황을 봐 가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치우겠다는 것이다.

속초시가 이 같이 결정한 것은 눈도 겨울철 관광자원인 만큼 도로변에 그대로 두는 것이 괜찮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녹게 만들면 중장비 투입에 드는 하루 1억원이 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속초시 관계자는 “도로변 눈을 적치장으로 옮기는데 드는 비용이 하루 평균 1억2천여만원에 달한다”며 “앞으로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만 실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경우도 로데오 거리를 비롯한 도심지 도로변 눈은 치우지 않았지만, 주민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앙시장은 지역은 눈을 모두 실어냈다”며 “도심지 도로변의 눈을 실어낼지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뒤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눈을 제때 치우지 않으면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도시가 지저분해지고 사고 위험도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시민은 “도로변에 눈이 쌓여 있다 보니 통행하는 데 무척 불편하다”며 “하루빨리 치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도 “도로변에 쌓인 눈이 차량의 매연과 미세먼지로 지저분해져 도심지 미관을 해칠 수 있는 데다가 눈 녹은 물이 도로에 얼어붙어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그냥 두기보다는 치우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반응에 속초시가 폭설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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